제719화
심민주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승연 씨랑 기태, 잘 통하겠네요. 태진이 성격은 아시잖아요. 사람 상대할 때든 일할 때든 워낙 냉정해서 저도 괜히 긴장될 때가 있다니까요. 그래도 기태랑은 대화가 통한다니, 앞으로 자주 놀러 와요.”
배승연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래요? 기태 씨가 태진 씨보다 안목은 조금 더 있으신가 봐요.”
그녀의 시선이 잠시, 유태진이 떠난 쪽으로 스쳤다.
유기태는 아무 말 없이 찻잔을 들어 한 모금 삼켰다.
겉으론 태연했지만, 속으로는 이미 심민주의 속뜻을 읽고 있었다.
그들이 바라는 건 배승연과의 관계를 단단히 묶어, 두 집안을 혼인으로 엮는 것이었다.
...
그 시각, 유태진은 이금희의 방으로 향했다.
전날의 소동 이후, 그녀의 얼굴에는 여전히 피로의 기색이 짙었다.
“은영이는 어때?”
이금희가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어머니가 말씀 안 하셨어요?”
그녀의 얼굴엔 근심이 가시지 않았다.
‘하늘도 참 잔인해... 그렇게 착한 애를 왜 그렇게 몰아붙이는 걸까.’
그때, 문이 확 열리며 이효정이 들어섰다.
“승연 씨가 찾아왔는데, 넌 뭐 하는 거니? 그런 태도는 좀 아니지 않니?”
유태진은 미동도 없이 물을 따라 이금희에게 건네며 말했다.
“제 태도는 상관없어요. 어머니는 숙모나 잘 챙기세요. 지금 승연 씨랑 결혼시키려고 안달인 거, 너무 티 나요.”
이효정의 표정이 단단히 굳었다.
“그리고 승연 씨 같은 사람과는 앞으로 왕래를 끊으세요. 제가 죽지 않는 한 승연 씨는 절대 유씨 가문에 들어올 수 없을 거예요.”
...
배승연이 오늘 찾아온 목적은 분명했다.
유씨 가문의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하필이면 박은영이 유산과 자궁암 치료로 고통받는 이 시점에 찾아오다니 그녀의 방문은 누가 봐도 불길한 예고나 다름없었다.
배승연은 몇 마디 말로도 분위기를 뒤흔들 수 있는 여자였다. 이번 일에는 분명, 불필요한 소란이 뒤따를 것이다.
게다가 유기태 쪽도 문제였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그에게 괜찮은 선택지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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