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8화
‘사랑해.’
그 말은, 과거의 박은영이 세상에서 가장 간절히 듣고 싶던 한마디였다.
그래서일까. 불현듯 들려온 고백은 그녀의 마음을 세게 움켜쥐었다.
유태진은 그녀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녀의 손을 감싸 쥔 채, 손등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수술 성공률을 높이려면 자궁을 들어내는 게 낫대. 그리고 우리, 이혼하지 말자. 넌 치료에만 집중해. 내가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의사를 붙일 거야. 다시는 다치지 않게, 다시는 아프지 않게 해줄게. 아이를 낳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아. 나는 그걸 원한 적 없어. 그저 네가 살아 있으면 돼. 그거면 충분해. 이번만은... 내 말, 들어줄래?”
그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웠다.
마치 애원하듯, 그녀의 눈을 천천히 마주했다.
박은영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만약 예전이었다면, 그녀는 단호히 “들어내자”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녀는 한때 아이를 품었던 사람이다.
비록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지만 그 생명이 떠난 뒤로, 그녀의 마음 한구석엔 지울 수 없는 그리움이 남았다.
박은영은 천천히 몸을 눕혔다. 순간, 온몸의 힘이 스르르 빠져나가는 듯했다.
“생각해 볼게요. 지금은... 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요.”
유태진은 잠시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박은영의 눈빛에 스며든 쓸쓸함을, 그가 모를 리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이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저 눈을 감은 채, 조용히 숨을 고르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유태진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녀의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앉으며 고른 숨결이 방 안에 퍼졌다.
그녀가 잠에 들었음을 느낀 그는,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끝을 감쌌다.
“많은 병들은 결국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거, 나도 알고 있어. 네 마음에 내가 남긴 상처... 다 인정해. 그러니까, 제발 조금만 더 기다려 줘. 내가 목숨 걸고 다 되돌려 놓을게.”
...
다음 날, 박은영의 상태가 조금 나아지자 그녀는 직접 나혜주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