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7화
주도영이 막 들어서자마자 유태진이 창백한 박은영을 안은 채 급히 뛰쳐나오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유태진은 멈추지 않았다. 정문 대신 측문으로 빠져나가며 앞 홀 손님들을 건드리지 않으려 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박은영의 고통과 초라한 모습을 보이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에 타자마자 유태진은 박은영을 꽉 끌어안았다. 관자놀이에는 식은땀이 맺혔고 길고 날렵한 눈가에는 붉은 기가 번져 있었다. 두려움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박은영의 손끝 온기가 사라질까 봐,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두려웠다. 유태진은 박은영의 정수리에 턱을 대고 떨리는 손으로 등을 어루만지며 무의식처럼 중얼거렸다.
“괜찮아질 거야... 치료하면 나아질 거야... 미안해, 내 잘못이야...”
강지환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목적지를 듣자마자 악셀을 깊게 밟았다.
이번 통증은 유난히 거셌다. 몸을 웅크리고 싶을 만큼, 배 깊숙한 곳에서 칼로 비비는 듯한 통증이 치밀었다. 유태진의 거의 무너진 목소리가 귓가를 때렸지만 박은영은 입을 떼지 못했다. 그저 눈을 감고 입술을 세게 깨물 뿐이었다.
“좀만 더 빨리!”
유태진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피가 배어 나오는 박은영의 입술을 보자 재빨리 자신의 손을 그녀의 입가로 가져가 물게 했다. 터진 입술 대신 자신의 살을 꽉 깨물어도 좋다는 듯이.
흐릿해진 시야를 억지로 뜬 박은영은 고개를 숙인 유태진과 마주쳤다. 늘 잔잔하던 그 눈이, 숨 못 쉴 만큼의 고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젖은 속눈썹 끝에서 물방울 하나가 떨어져 그녀의 눈꼬리에 닿았고 그 느낌은 뜨겁고 쓰렸다.
‘내가 잘못 본 건가... 이 사람, 울 리가 없는데.’
묵혀 둔 감정이 통증과 함께 치밀어 올라 박은영은 거의 보복하듯 유태진의 손을 깊게 물었다. 금세 피 맛이 번졌지만 유태진은 피하지 않고 오히려 박은영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심장이 고장 난 것처럼 제멋대로 뛰었다. 박은영은 힘없이 이를 놓고 눈을 감았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병원에 도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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