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6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꽉 막힌 듯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 박은영은 결국 자신이 감춰온 진실과 마주했다. 그 순간, 눈앞에서 나혜주와 박태욱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가는 게 선명히 보였다.
괜히 더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박은영은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자궁암이에요. 그래도 괜찮아요. 치료 잘 받고 있고 믿을 만한 의사 선생님도 있어요. 열심히 이겨내 볼게요.”
그 말에 얼어붙어 있던 공기가 조금이나마 풀렸다.
이금희는 멍한 눈빛으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고 이효정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썹을 찌푸렸다.
자궁암이라니... 그 말은 앞으로 아이를 갖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유태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얼굴에서 피가 싹 가시고 입술이 몇 번이나 떨렸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겨우 목소리를 냈다.
“언제부터야?”
박은영이 시선을 들었다.
그제야 유태진의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있는 게 보였다. 언제나 침착하고 강하던 그 남자의 얼굴이, 한순간에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여전히 박은영의 손목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두려움과 후회, 그리고 고통이 그대로 전해졌다.
박은영은 아픈 몸을 억지로 지탱하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서연주 씨가 귀국하던 날 있죠. 그 사람 생일 챙기던 날... 그날 확진 받았어요.”
유태진의 몸이 순간 굳어 버렸다. 눈빛이 멍해지고 입술에서 피기가 사라졌다.
마지막 희망이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때의 자신은 대체 뭘 하고 있었을까.
그는 박은영의 곁에 없었다. 그래서 그날 이후 박은영이 병 얘기를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을까?
그녀는 이미 그때 모든 걸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세상이 갑자기 멀어지는 듯했다. 눈앞이 흐려지고 귀에서는 날카로운 소리만 울렸다. 유태진은 그저 자신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걸 느꼈다.
도무지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심가희는 담담히 말하는 박은영의 얼굴을 바라보다, 끝내 코끝이 시큰해졌다.
박은영이 얼마나 버텨왔는지 알기에 그만큼 더 미웠다. 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