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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하수혁은 이번에는 굳이 말리지 않았다. 이미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난 이상, 이제 와서 남의 눈치를 보며 체면을 지킬 이유도 없었다. 지금 박은영 곁에서 그녀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심가희와 하수혁, 단 두 사람뿐이었다. 유태진은 아무 말 없이 박은영의 손목을 꼭 잡고 있었다. 박은영은 그의 손끝이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 있는 걸 느꼈다. 두 사람이 자리를 뜨자 멀리서 정하늘이 그 모습을 눈치채고 조심스레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주도영이 도착했다. 그는 오늘 박은영이 참석한다는 얘기를 듣고 잠시 들러볼 생각이었다. 때마침 정하늘을 발견한 주도영이 인사를 건넸다. “정 대표, 유 대표랑 은영이는요?” 정하늘은 그를 흘끗 보더니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켰다. “방금 저쪽으로 들어갔어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네요.” 주도영은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오늘은 장민지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일들은 차근히 정리한 뒤, 박은영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다. 모두가 휴게실로 들어서자 시선이 일제히 박은영에게로 쏠렸다. “은영아, 외할머니께 말씀드려 봐. 무슨 일 있었던 거야?” “아이 일, 이제는 분명히 말해야 하지 않겠니?” 이효정의 목소리가 한층 날카로워졌다. “은영아, 할머니가 너를 나무라려는 게 아니다. 다만 사실을 정확히 알고 싶을 뿐이야.” 이금희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자리를 잡았다. 노인에게 ‘아이’ 이야기는 그만큼 무겁고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태진만은 달랐다. 관자놀이를 누르며 숨을 고른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말씀하실 때, 말투부터 바꿔 주세요. 박은영은 누군가의 아이를 낳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누구에게 보고할 의무도 없어요. 이 일에 대해 여러분이 보일 반응이 고작 비난뿐이라면 지금은 그만두시죠.” 그 한마디에 박은영의 심장이 짧게 떨렸다. 심가희도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는 분명, 유태진이 어머니 편에 서서 박은영을 몰아붙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가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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