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8화
박은영은 유태진과 함께 회의실을 나섰다.
강윤은 이미 차를 부르러 나갔고, 유태진은 통화를 마치며 짧게 한마디 건넸다.
“사망자의 유족을 주시해.”
전화를 끊고 돌아선 그의 시선이 곧장 박은영에게 닿았다.
“제가 알아내지 못했으면 태진 씨는 그때 제가 받았던 도움을 끝까지 말 안 할 생각이었어요?”
유태진은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담담히 대답했다.
“그럴 생각이었지.”
“그때는... 저희, 거의 모르는 사이였잖아요.”
많아야 두세 번, 양가 어른들의 인연 덕에 어쩌다 마주친 적이 있었을 뿐이었다.
유태진은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설마 그때부터 저를 좋아했던 거예요?”
마침 강윤이 차를 몰고 들어왔다.
그 순간, 유태진은 시선을 내려 그녀를 곧게 바라봤다. 단 한 치의 회피도, 부끄러움도 없는 눈빛이었다.
“그걸... 꼭 말해줘야 알아?”
박은영은 별생각 없이 던진 말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그의 대답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진짜라고?’
오늘 하루만 해도 그는 분명히 보여주었다.
“아까는 꽤 든든했어.”
유태진은 태연히 말을 이었다.
그녀가 바로 나서 준 덕분에 흐름은 다시 그의 손으로 돌아왔다.
확실한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면, 승리는 단숨에 웨커 쪽으로 기울었을 것이다.
“제가 그 정도도 분간 못 할 것 같아요?”
박은영의 담담한 어투에, 유태진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잠시 후, 그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전화를 받은 그는 짧게 지시했다.
“알았어. 네가 직접 처리해. 유족이 따로 문제 삼지 않게 하고, 가능한 한 최고 수준의 보상안을 내놔. 그리고 곧바로 공식 발표도 준비해.”
전화를 끊은 그는 곧장 박은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너 시간 괜찮아? 나랑 같이 본가에 다녀올 수 있겠어?”
박은영은 고개를 갸웃했다.
“갑자기 왜요?”
“할머니 생신 잔치 준비가 거의 끝났어. 우리 둘 다 얼굴은 비춰야지. 그 후로는 더 이상 억지로 나와 발을 맞출 필요 없을 거야.”
그제야 박은영은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 이금희의 팔순 잔치가 끝나면 관계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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