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7화
박은영의 말에 배서훈의 눈빛이 갑자기 어둡워졌다.
그조차 예상하지 못한 폭로였다. 회의실 안은 곧 무거운 정적에 잠겼다.
박은영이 만들어낸 U.N2는 ‘탐지 타격 일체’라는 신시대를 열며 국내 과학기술을 세계 최고 반열로 끌어올린 전환점이었다.
그 공적 하나만으로도, 조작 의혹이 제기된다 해도 윗선에서 함부로 손댈 수 없었다.
다시 말해, 박은영이 배신하지 않는 한 그 자리는 누구도 흔들 수 없었다.
그런데 그녀는 지금, U.N2의 탄생 뒤에 유태진의 힘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실 이 진실을 박은영이 깨달은 건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의 검증 과정과 강윤과의 대화를 통해, 유태진이 훨씬 이전부터 소재 회사를 세우고 지원을 준비해 왔음을 알게 된 것이다.
U.N2 개발 당시 그녀는 소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그때 누군가 연구소에 접촉해 난제를 풀어주었다.
단지, 당시에는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연속 검증을 거치면서, 결국 그 사람이 유태진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그는 단 한 번도 내색하지 않았다.
이제, U.N2라는 카드가 다시금 전세를 뒤집었다.
유태진은 조용히 고개를 들어 박은영 곁에 나란히 섰다. 그리고 배서훈을 스치듯 바라본 뒤, 담담히 입을 열었다.
“묘하군요. 배 대표님 회사, 제가 잘 압니다. 2년 전 제 쪽과 거래에서 마찰을 빚었죠. 결국 공급망을 유지하지 못해 파산 직전까지 몰렸는데... 의외로 아직 버티고 계셨군요. 다만, 저는 지난 일을 그냥 두지 않습니다. 당시 귀사에서 드러난 문제들, 전부 정리해 뒀습니다. 아, 참고로 최근 해외 출장 중 시간이 남아 확인해 본 결과, 지금 배 대표님 공정 기술도... 저희 쪽보다 한참 뒤처지더군요.”
그 한마디에 배서훈의 표정은 완전히 굳어졌다.
곧, 강윤이 준비한 또 다른 자료가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진기철과 연구소장이 훑어보는 사이, 배서훈 회사의 잠재적 결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심지어 최신 데이터까지 포함된 문서였다.
배서훈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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