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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유태진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 그러나 박은영은 그 침착함이 무심해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이 문제만큼은 누구에게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아픈 상처였다.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은영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무슨 할 말이 있어서 여기까지 찾아왔어요?” 유태진은 시선을 떨군 채,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물었다. “은영아, 넌 날 믿어?” “태진 씨를 의심할까 봐 그게 걱정인 거예요?” 그는 대답 대신 그녀를 오래도록 바라봤다. 한참 후, 억눌린 감정을 드러내듯 그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흔들렸다. “나는 네가 날 믿어주길 바랄 뿐이야.” “의심할 리 없죠. 태진 씨는 명색이 대표님인데, 그렇게 옹졸하고 치졸한 수를 쓰시겠어요?” 유태진은 웃음을 터뜨렸다. “넌 나를 참 후하게 평가하는구나.” 그는 박은영 앞에서만큼은 유난히 계산적이고 의심이 많았다. 그럼에도 끝내 그녀를 놓지 못했다. 그녀는 더 묻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태진 씨가 윗선에 무슨 증거를 제출했다던데요? 회사에 문제가 없다는 자료라던가.” 유태진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소식이 빠르네. 정확히 말하면 배 대표님의 귀가 밝은 거겠지. 솔직히 말해, 너도 대비책 갖고 있지?” 예상치 못한 질문에 박은영이 미처 말문을 열기도 전에, 유태진이 이어 말했다. “난 아직 제출하진 않았어. 하지만 우리 회사 소재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언제든 입증할 수 있지. 그래서 기다린 거야. 너희 쪽 후속 자료와 맞춰야 하니까.” 역시, 그녀는 그의 손바닥 위였다. 그 앞에서는 비밀조차 허락되지 않는 기분이었다. 유태진은 1층 로비 쪽 카페를 흘끗 보더니 담담히 덧붙였다. “안 보여? 이번 판은 우리 둘을 동시에 겨냥한 거야. 각자 살겠다고 발버둥 쳐봤자 소용없어.” 박은영이 차갑게 돌아섰다. “근데, 태진 씨는 아직도 저를 미워하잖아요. 차라리 이 기회에 저를 무너뜨렸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요.” 그의 눈빛이 번뜩였다. “내가 그럴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널 직접 끌고 갔을 거야. 네가 내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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