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7화
유태진을 뒤따르던 임원들이 있었지만, 누구 하나 그녀와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
박은영은 놀라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병원에서 돌아간 날 이후로 그와 다시 마주한 적이 없었으니까.
그때 강윤이 입을 열었다.
“유 대표님 요즘 일이 워낙 많으셨죠. 얼마 전까지 해외에 계시다가 오늘 막 귀국하셨습니다.”
박은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거구나.’
하지만 그가 해외에 있든 없든, 이제 더는 마주칠 일은 없을 터였다.
아이 문제 이후, 두 사람 사이엔 더 이상 남은 감정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날 병원에서 유태진이 말했던 “719 프로젝트가 끝나면 협조하겠다”라는 말의 의미를 박은영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일부러 자신이 돌아오기 전에 아이를 잃은 것이라 여기며, 끝내 자신의 아이를 원하지 않은 그녀를 증오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끊어내려고도 했다.
그가 그렇게 믿는 것도, 어쩌면 합리적이었다. 
게다가 박은영은 스스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는 몸이었다.
완전히 치유될지, 실패할지, 혹은 재발할지... 그런 상황에서 그녀는 그를 설득할 자신이 없었다.
더구나 아직, 그 일에 대한 증거조차 찾지 못했다.
“박 대표님, 두 분 아직도 화해 안 하신 거예요?”
임지효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박은영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시선을 강윤에게 돌렸다.
“이번은 분할 테스트니까 앞으로도 두 번쯤은 더 올 거예요. 그쪽에서도 최대한 심사에 협조해 주세요. 실수는 없도록요.”
강윤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놓으세요. 사모님께서 하시는 일은 늘 유 대표님이 직접 챙기십니다.”
박은영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임지효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 일을 이어갔다.
자료는 수많은 복잡한 데이터와 얽혀 있었다. 박은영은 그것들을 모두 검토해 세세히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그녀는 틈틈이 임지효를 불러 지시했다.
“제가 말하는 거 받아 적고, 메일로 보내주세요.”
임지효는 알 수 없는 숫자와 수식들을 받아 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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