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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그래서 굳이 그 이유를 묻지 않았다. 일부러 현실을 도피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박은영이 아이들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대체 어떻게...’ “내가 해명이라도 해야 해요?” 고개를 숙인 박은영이 아랫배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을 덧붙였다. “당신도 내 입장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잖아요. 그러니 내 몸에 관한 일을 당신과 상의할 필요는 없죠.” 그 말에 안 그래도 화가 나 있던 유태진은 박은영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 아이는 내 아이이기도 해.” “그래서 원하지 않는 거예요.” 박은영은 유태진을 똑바로 바라봤다. 사실 박은영은 평소 유태진과 날카롭게 맞서는 경우가 거의 드물었다. 하지만 오늘, 박은영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을 대하는 것처럼 싸늘하기만 했다. “이건 당신이 해온 모든 행동의 결과예요. 난 아이가 불행한 가정에서 태어나게 하지 않을 거예요.” 비록 그것은 박은영이 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세운 변명이었지만 완전한 거짓은 아니었다. 유태진의 업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가 원치 않으면 박은영은 약을 먹고, 그가 원하면 아이를 낳는다. 하지만 아이를 갖는 게 어떻게 개인의 의지에 달린 것이겠는가. ‘내가 왜 너 좋은 일을 해줘야 하는데?’ “주도영이 결혼하지 않겠다 한 것과 관련이 있어?” 유태진이 불쑥 물었다. 주도영이 결혼하지 않겠다 하자 평소 아이를 좋아하던 박은영이 갑자기 자기 아이를 원하지 않는 거라 생각하는 듯했다. 그 말에 기분이 나빠진 박은영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당신...” “집으로 가자.” 박은영의 말을 끊은 유태진은 애써 침착한 척하며 운전을 이어갔다. 유태진은 박은영의 입에서 아픈 진실을 듣고 싶지 않았다. 처음 아이가 생겼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기쁨이 컸던 만큼, 지금은 같은 크기의 고통에 심장이 욱신거렸다. 박은영은 유태진이 자신의 결심을 이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말하지 않았다. 입을 꾹 다문 유태진이 페달을 밟아 아파트로 돌아왔다. 집으로 올라가는 길. 유태진은 박은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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