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0화
주도영의 입가에 걸려있던 옅은 미소가 사라졌다.
박은영 역시 이 상황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밀폐된 공간에 함께 있는 모습을 들켰으니 누가 어떻게 오해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앞으로 나선 배승연이 눈을 가늘게 뜨며 주도영을 훑어보았다.
“밖에서 얘기해도 될 일을 왜 굳이 안에서 얘기하시는 거죠? 남들에게 오해라도 사면 어쩌려고... 걱정이 되네요. 박 대표님의 명성을 생각해서라도 이러면 안 됐을 텐데요.”
정신 차린 심가희가 미간을 찌푸렸다.
“오빠랑 여동생 사이인데 누가 오해하겠어요? 배 대표님이 너무 민감한 거 아니에요?”
배승연은 그저 웃을 뿐, 그에 대해 더 얘기하지 않았다.
“미안해요. 그냥 박 대표님을 생각해서 한 말이에요. 다른 뜻은 없었어요. 아, 장민지 씨한테서 박 대표님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정말 축하드려요.”
방금 전까지 여유롭던 주도영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박은영의 표정 역시 변했다.
그녀는 배승연이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과, 그 사실이 배승연의 입을 통해 유태진의 앞에서 폭로되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심가희의 얼굴에 기쁨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이 드러났다.
갑자기 터진 임신 사실이 엉뚱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을지가 걱정되기도 하고, 친구의 임신에 기쁘기도 했다.
유태진에게 말할 생각이 없었던 것을 배승연이라는 외부인이 그에게 알려줌으로써 오히려 수상한 낌새를 풍겼다.
게다가 박은영은 주도영과 밀폐된 방에 함께 있었다.
물론 유태진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심가희는 박은영의 명성에 조금이라도 흠집이 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만약 유 대표가 이로 인해 은영이를 의심하고 심지어 주도영과의 복잡한 관계로 뱃속의 아이까지 의심한다면... 은영이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지?’
생각을 거기까지 마친 심가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유태진은 평온한 얼굴로 박은영을 바라보며 천천히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아 깍지를 꼈다. 주도영은 그 모든 걸 똑똑히 지켜보았다.
갑작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