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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배승연은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 놀란 표정이 그대로 겉에 드러났다. ‘박은영이... 유태진의 아이를 가졌다고?’ 오랜 결혼 생활 동안 그들에게서 아이에 관한 소식을 듣지 못했던 배승연은 아예 그 문제를 잊고 지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니 어쩐지 머리에 비상벨이 울리는 것 같았다. 장민지와 주해린은 배승연의 얼굴에 스쳐 지나간 표정을 알아채지 못했다. 주해린은 박은영이 임신한 사실에 안도했다. 적어도 그 면에서 그녀의 생각은 장민지와 일치했다. 주해린이 장민지에게 뭔가를 물어보려는 찰나, 배승연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갑자기 할 일이 생각나서 먼저 가봐야겠어요. 그럼 이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주해린이 잠시 멈칫했다. 배승연 같은 사람과 인맥을 만들고 싶었던 그녀가 애써 웃으며 대꾸했다. “아쉽네요, 제가 바래다줄게요. 다음에 또 만나요.” 배승연은 주해린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거만한 태도로 몸을 돌린 그녀가 빠르게 저택을 떠났다. 그들은 배승연이 망해가는 주씨 저택에 와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했다. 적어도 그녀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중요한 정보를 알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박은영이 병원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나오니 시간이 꽤 지나 있었다. 그녀는 의사와 상의한 끝에 다음 주 토요일에 아이를 없애기로 했다. 단칼에 끊어내기로 한 것이었다. 하루하루를 아이 때문에 망설이며 보내고 싶지 않았던 박은영에게는 차라리 이편이 더 나았다. 갑자기 들어선 아이 때문에 삶을 포기할 수 없으니까. ‘아이를 지워야 병을 치료할 수 있어.” 박은영에게는 아이를 지우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조용히 처리하는 게 최선이었다. 그녀는 이 일이 누군가의 삶에 영향 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아파트로 돌아오니 어느덧 하늘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건너편에 있는 유태진의 집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듯했다. 오늘 유태진과 나눈 솔직한 대화는 솔직히 썩 유쾌한 편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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