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4화
박은영의 노트북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십 대 때부터 천문학을 좋아했던 그녀는 사진 찍는 것 또한 즐겼다.
그래서 이런저런 장비를 모았고, 가끔 일상을 기록해 노트북에 저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박은영조차도 그 안에 어떤 것들이 담겨 있는지 잊어버렸다.
그런 것들이 유태진의 오해를 불러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박은영과 그를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었다.
눈을 감은 그녀가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이 모든 게 둘 사이에 인연이 없다는 걸 설명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계속해서 잘못된 정보의 간극 속에 머문 것이다.
유태진은 자존심 때문에 박은영에게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며 그녀를 추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결과, 두 사람은 이후의 모든 일에 아파했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고, 박은영도 더 이상 그 시간에 갇혀 살고 싶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하던 그녀가 시간을 확인했다.
그리고 곧장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뱃속의 아이를 해결하기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권이준의 의견을 물어야 했다.
기지로 돌아와 기밀 데이터를 제출한 박은영이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그녀가 찾은 병원은 경운시에서 가장 유명한 사립 병원이었다.
박은영은 미리 가장 실력 있는 의사에게 갈 수 있도록 예약해 두었다.
번호표를 받은 그녀가 곧장 위층으로 올라가려는데 우연히 수납 영수증을 들고 있는 주도영을 발견했다.
무심코 그쪽을 힐끗거린 박은영은 그가 퇴원 수속을 밟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는 그제야 장민지의 일을 떠올렸다.
박은영을 발견한 주도영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어디 아파?”
대답할 생각이 없던 박은영이 조용히 그를 지나쳐 가려 했다.
그러자 주도영이 얼굴을 차게 굳혔다.
“민지가 낙태했어. 난 이 결혼 이어가도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네가 조언 좀 해 줄래?”
그가 박은영을 떠보듯, 그녀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박은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
주도영의 표정이 순간 딱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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