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1화
박은영은 유태진이 이런 말을 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는 여전히 차갑고 고고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 평온한 가면 아래로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서운함이 배어 있었다.
박은영은 본 적 없는 유태진의 모습에 조금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결혼 생활 4년 동안 거의 3년을 신경 썼다는 말은 그녀를 멍하게 만들었다.
“뭘 알고 있는 거예요?”
박은영도 유태진과 사이가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태도가 돌변하며 전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당시의 박은영은 그저 그의 고고한 성품 때문이라고만 여겼다.
결혼 첫해.
유태진이 그녀에게 잘해준 건 그저 예의를 갖춘 것이었고 나중에 변심하거나 또는 질려서 관계가 시들해졌다고 생각했다.
이혼했다고 믿었던 오랜 시간 동안, 박은영은 줄곧 그렇게 생각해 왔다.
그런데 지금 유태진은... 주도영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주도영을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런 낌새조차 없었다.
결혼 후 박은영 역시 온전히 결혼 생활에만 집중하며 과거와 선을 그었다.
그녀는 결혼 생활 중 주도영을 떠올린 적이 없었다.
박은영은 유태진이 무슨 이유로, 어떻게 주도영에 대해 알게 된 건지, 왜 마음을 닫은 건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남자는 그녀의 모든 표정을 놓치고 싶지 않아 했고 더 이상 숨기려 하지도 않았다.
“두 사람이 어릴 적부터 친했다는 것도, 서로 마음을 주고받았다는 것도, 당신이 내게 시집온 것도 주도영 때문이라는 걸 알아. 하룻밤의 실수 때문만이 아니라 처음부터 이 결혼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도.”
유태진이 담담하게 사실을 얘기했다.
박은영은 반박할 수 없었다. 전부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이 모든 일을, 심지어 주도영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얘기한 적이 없었다.
주명훈과 주위 사람들도 그저 알고만 있었을 뿐이었다.
“어떻게 알았어요?”
박은영이 당황한 얼굴로 묻자 고개를 숙인 남자가 숨을 가볍게 내쉬며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내게 당신 노트북에 대해 물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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