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2화
권이준을 본 적이 있던 심가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쪽이 은영의...”
“박은영 씨의 주치의입니다.”
권이준이 심가희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자 심가희는 뭔가 말을 하려는 듯 입술을 살짝 떨었지만 결국 보고서를 권이준에게 넘겼다.
박은영조차도 긴장한 얼굴로 권이준을 바라보았다.
“보고서 결과는...”
대략 한 번 훑어본 뒤 고개를 들어 박은영을 바라본 권이준은 눈빛에 약간 놀라움이 스쳤다.
“임신 11주입니다.”
박은영은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내 복잡한 감정 때문에 머릿속이 마비된 듯했다.
심가희가 급히 물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몸 상태가 이런데 견딜 수 있을까요?”
잘생긴 권이준의 얼굴은 지금 이 순간 아주 엄숙해졌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이 상황에서 임신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에요. 확률이 매우 낮아요. 그래서 박은영 씨 상황이 비교적 특별해요.”
호흡이 약간 거칠어진 박은영은 겨우 마음을 진정한 뒤 권이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이 아이...”
“남길 수 없습니다.”
권이준은 전혀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박은영이 마음속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략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은영의 눈빛이 약간 흔들리자 그녀의 창백해진 얼굴을 바라본 권이준은 살짝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요. 만약 이 아이를 지킨다면 10개월 동안 그 어떤 치료도 받을 수 없고 암세포에 대한 치료도 할 수 없을 거예요. 그때는 자궁의 문제뿐만 아니라 암세포가 다른 데로 전이할 수도 있어요. 대신 아이를 지키지 않으면...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피비린내 나는 현실이었지만 반드시 마주해야 했다.
권이준은 여자들이 임신하면 임신 호르몬 등 일련의 영향 때문에 배 속의 아이에게 깊은 감정이 생겨 쉽게 포기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박은영의 상황이 달랐다.
지금 박은영은 뒤로 후퇴할 길이 없었다.
만약 아이를 남긴다면 이후의 치료는 일단 중단해야 할 것이다.
얼굴이 창백해진 심가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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