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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유태진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그는 언성조차 높이지 않았지만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선 순간 눈동자에 번진 서늘한 기운이 클럽 매니저의 숨을 멎게 만들었다. 그가 식은땀을 훔치며 입술을 잘근거렸다. 눈을 굴리며 기억을 더듬던 매니저가 마침내 뭔가를 떠올린 듯 눈을 부릅떴다. “정문, 측문, 화물 승강기 전부 없습니다. 다만… 주방 뒤쪽으로 통하는 길이 있습니다. 거기서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그 대답을 들은 유태진이 단번에 그쪽으로 달려갔다. 주방 뒤쪽은 미로처럼 꼬여 있었다. 열여덟 번을 꺾어서야 겨우 출입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었다. 그럼에도 유태진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어둠 속에서 시야를 좁히고 한 치의 흔적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주위를 훑었다. 그러다 우측면의 회장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유태진의 눈빛이 매섭게 일그러졌다. 그가 곧장 전화를 꺼내 강지환에게 지시를 내렸다. “회장 책임자 찾아 내. 소란 피우지 말고. 은영이 거기 있을 수도 있으니까.” 어둠 속. 박은영이 천천히 눈을 떴다. 머리 한쪽이 쿡쿡 쑤시는 듯 아파왔다. 자극적인 공기가 뇌를 파고들었다. 익숙했다. 병원에 자주 드나들며 알게 된 냄새, 에테르 계열의 약물이었다. 손목은 단단히 묶여 있었고, 몸은 아직 기운을 회복하지 못했다. 힘겹게 몸을 일으킨 순간. “깨어났네.”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먼 어둠 속에, 누군가 있었다. 박은영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녀가 숨을 죽이자 남자가 섬뜩하게 웃었다. “역시 조심성이 대단하군. 네 그 잘난 남편하고 똑 닮았어.” ‘유태진?’ 갑작스레 언급된 유태진에 박은영이 미간을 찌푸렸다. 남자는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체격은 중간쯤, 키도 작은 편은 아니었다. 남자가 거친 손길로 박은영의 어깨를 낚아챘다. 뼈가 으스러지는 통증이 어깨에 번졌다. “도망치려고? 네 남편이 얼마 전에 내 형을 감옥에 처넣어 버렸어. 그래서 널 납치한 거고. 손해는 아니잖아?” 남자의 목소리에는 원망과 광기가 뒤섞여 있었다.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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