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9화
문에 기대 서 있던 주도영은 문이 갑자기 열리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몸을 휘청거렸다.
그가 눈살을 찌푸리며 박은영을 올려다보았다.
잘생긴 얼굴이 술기운에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손에는 아직도 술병이 들려 있었다.
박은영을 보는 순간 남자의 이목구비에 드리워졌던 어둠이 스르르 걷혔다.
문틀에 기댄 그가 박은영의 얼굴을 바라보며 푸스스 웃었다.
“갑자기 네가 보고 싶어서. 주소 알아내는 거 조금 오래 걸렸어.”
주도영은 술에 절어 있었다.
박은영의 얼굴은 싸늘하기만 했다.
예전의 그가 술에 의지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 갑작스러운 방문이 더더욱 불쾌했다.
그녀가 문을 닫으며 말했다.
“민폐니까 이제 가. 문 두드리지도 말고.”
주도영은 대꾸할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문을 닫으려는 박은영의 손길을 놓치지 않은 그가 손바닥으로 문 사이를 막으며 입을 열었다.
“설명은 해줘야지. 왜 여기 혼자 살아? 유 대표는? 설마 두 사람 따로 사는 거야?”
그 사실이 주도영을 기쁘게 만드는 것 같았지만 박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도영은 그래도 괜찮았다.
‘적어도 유 대표랑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이진 않으니까.’
박은영이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네 알 바 아니잖아.”
그녀는 주정뱅이에게는 눈길조차 주기 싫었다.
“앞으로 찾아오지 마.”
그 무정한 태도가 주도영을 현실로 끌어왔다.
멍한 얼굴로 박은영을 바라보던 남자가 언성을 높였다.
“너희 문제 생긴 거지? 말해봐, 이혼할 거야? 아님 이미 했나?”
그의 집요함은 예리하게 박은영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주도영의 눈동자가 뜨겁게 타올랐다.
사랑과 분노, 그리고 병적인 집착이 얽힌 감정이었다.
박은영을 갖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네 마음속에 누가 있든, 상관없어. 그 안에 주도영이 있는 걸로도 충분하니까.’
문을 열고 안으로 한 발 들어선 주도영이 거친 손길로 박은영의 목덜미를 끌어당겼다.
“난 네가 누구랑 살았든 상관없어. 마음만 깨끗이 비워. 넌 원래 나랑 이어질 운명이었으니까.”
그의 사랑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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