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2화
진기철과 대화를 나눈 박은영이 그녀가 사흘 후 보안 기관에서 열릴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참석 인원도 그녀와 배서훈으로 확정되어 있었다.
박은영은 배서훈의 참석에 의문을 가졌다.
그는 지금쯤 웨커에서 기반을 다져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중도에 누군가의 라인으로 들어온 건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 없었다.
웨커의 고위층은 하나같이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들뿐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윤선영의 아들이라 해도, 실력과 강단 없이는 이곳에서 버티기 힘들 게 분명했다.
그런 그가 이쪽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게 너무도 이상했다.
그 무렵.
진기철 일행은 조용히 자리를 떴다.
남아있던 이들도 하나둘 룸을 빠져나갔다.
심가희는 방금 먹은 음식 중 한 가지가 너무 맛있었다며 들뜬 얼굴로 서버에게 포장을 부탁하러 갔다.
하수혁에게 가져다줄 생각이었다.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배승연은 여전히 기세가 한껏 올라 있었다.
그녀가 박은영과 유태진을 바라보며 제안했다.
“시간도 이른데 2차 어때요? 제가 아는 분위기 좋은 바가 있거든요. 같이 가요!”
배서훈도 자연스럽게 박은영을 쳐다보았다.
그 순간, 유태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흰 됐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외삼촌을 뵈러 가야 해서요.”
박은영은 그 말이 돌려 말한 거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즐거운 시간 보내요.”
배승연은 못내 아쉬운 눈빛으로 유태진을 훑었다.
“알겠어요. 그럼 다음 기회에-”
배서훈은 박은영만 뚫어져라 바라보며 웃었다.
“그럼 사흘 뒤에 뵙죠.”
별것 아닌 인사였지만 그 표정과 눈빛은 분명히 동료가 동료를 대하는 태도는 아니었다.
다음 만남을 기대하겠다는 듯한 뉘앙스였으니까.
그것도, 그녀의 남편인 유태진이 바로 옆에 있는 상황에서.
유태진은 말없이 배서훈을 바라보았다.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다.
그에게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흔들림 없는 얼굴이었다.
박은영은 그 눈빛을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