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6화
박은영이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저었다.
“가든 안 가든 사람들 입을 막을 수는 없잖아요. 피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요.”
하수혁은 그녀의 성격을 알면서도 찌푸린 미간을 펴지 못했다.
“근데 유 대표 쪽은 왜 아무 반응이 없는 거지? 괜히 너한테 말만 번지르르하게 한 거 아니야? 아직 정리도 안 됐을 텐데.”
이 일을 매듭지을 수 있는 건 결국 유태진뿐이었다.
그의 간단한 해명으로 쉽게 끝날 일이었다.
잠시 입술을 다물고 있던 박은영이 고개를 저었다.
“과거의 상황을 생각하면 굳이 나서지 않는 것도 이해는 돼요. 일단 다녀와서 다시 생각하는 게 좋겠어요.”
자선 행사가 열리는 곳은 도성이었다.
박은영은 직접 차를 운전해 행사장으로 향했다.
유언비어가 사방으로 퍼져있는 상황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기로 한 것이었다.
주차를 마치고 안으로 들어서니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그녀에게는 여전히 따뜻한 태도였다.
스캔들은 결국 무성히 떠도는 소문일 뿐 박은영의 명성은 여전히 굳건했다.
“박 대표님, 소문으로 듣다 이제야 뵙게 되는군요. 오늘 유 대표님은 불참하시나 봅니다.”
자재 회사 대표가 싱긋 미소 지으며 물었다.
“업무가 바쁘셔서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박은영이 차분히 응대하자 남자도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발걸음을 옮기려던 박은영의 귓가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부부 사이 안 좋다는 거 진짜인가 봐. 내가 뭐랬어? 기사도 딱히 지어낸 것 같지는 않다고 했잖아!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돼.”
잠시 멈칫한 그녀였지만 곧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내부 홀에서 그녀를 맞이한 건 배승연이었다.
“박 대표님? 대표님도 오셨네요.”
밝게 웃으며 다가온 그녀가 자연스럽게 박은영과 팔짱을 꼈다.
“괜찮아요? 기사 봤어요. 그런 걸로 너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안쓰러운 눈으로 박은영을 바라보던 배승연이 덧붙였다.
“한창 주목받을 때인데 이런 구설수가 터지다니… 설마 사실은 아니죠?”
서연주가 체포된 뒤 두 집안의 소문은 점점 더 몸집을 부풀리고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