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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박은영이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리며 유태진을 바라보았다. 뜻밖이긴 했지만 그보다 더 큰 건 남자를 이해할 수 없는 이질감이었다. 유태진이 결혼반지를 낀 건 너무도 오랜만이었다. 그녀는 남자가 언제부터 반지를 벗고 다니기 시작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늘 혼자서만 결혼의 상징을 손에 끼운 채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는 환상을 유지했던 건 언제나 박은영 쪽이었으니까. 처음엔 두 사람이 로열 그룹에서 근무하는 만큼 프랑스 유명 주얼리 장인이 만든 커플링을 나란히 끼고 다니면 너무 눈에 띌까 봐 유태진이 일부러 반지를 빼고 다니는 거라 생각했다. 괜히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까 걱정하는 거라 여기면서. 그래서 따지지 않았다. 하지만 곱씹을수록 그게 아닌 것 같았다. 유태진은 대외적인 체면 때문에 반지를 뺀 게 아니라 그냥 끼기 싫었던 것이었다. 이금희가 꽤 여러 번 반지에 대해 얘기했었다. “반지는 어딨는 거야? 집에서라도 끼고 있어.” 하지만 유태진은 한 번도 그에 답하지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이 결혼에 회의적이었다. 그래서 박은영은 오랫동안 남자가 그 반지를 버린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버려진 줄 알았던 반지가 그녀의 눈앞에 있었다. 더는 오해할 것도 없었다. 유태진은 그만의 방식으로 사람들의 추측과 억측에 맞서고 있었다. 유태진의 손에 끼워진 반지는 은은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는 반지를 숨길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사람들의 눈길도 자연스레 남자의 손으로 쏠렸다. 순식간에 많은 이들의 표정이 복잡하게 일그러졌다. 자리의 모두가 유태진을 잘 알고 있었다. 기사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굳이 그가 이런 연극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를 알고 있는 배승연이 웃음기를 거두어들였다. 그때, 누군가 참지 못하고 말을 꺼냈다. “유 대표님은 이런 자리에 잘 안 나오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오늘은 어쩐 일로…” 유태진은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조용히 박은영의 곁에 다가섰다. “최근 근거 없는 소문이 돌고 있어서요. 혹시라도 아내 마음 상하게 하면 어쩌나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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