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3화
순간 박은영의 발걸음이 멈췄다.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시선이 많았다.
그녀는 별말 하지 않고 하수혁과 함께 사무실로 올라갔다.
사무실로 도착하니 심가희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저런 뉴스가 왜-”
등이 세차게 들썩였다.
급하게 뛰어온 티가 났다.
박은영이 태블릿을 내려다봤다.
기사에 쓰인 단어 하나하나가 비수처럼 날아왔다.
하수혁의 얼굴도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예고도 없이 불쑥 터진 거야. 그때 일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지?”
박은영은 눈을 좁히며 기사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기사에는 그녀가 과거 어떻게든 유태진을 붙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는 식으로 쓰여 있었다.
심지어 기자들을 불러 사진을 찍게 했다는 세부 묘사까지 곁들여져 있었다.
강제로 결혼을 밀어붙였다는 낙인과 뻔뻔한 여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을 게 뻔했다.
“적진 않아요.”
박은영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그녀가 과거를 떠올렸다.
주명훈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박씨 가문과 유씨 가문 사이의 오래된 인연을 이용했다.
그리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업계 기자들을 불러 모았다.
순식간에 상황을 기정사실화했고 유태진의 할머니 또한 두 집안 어른들의 정을 고려해 혼인을 성사시켰다.
박은영은 그저 어른들에게 이용당한 희생자였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광경을 목격한 이들이 있었다.
그때 유태진이 언론을 통제하긴 했지만 그때 불려 왔던 기자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하는 거야? 너무 비열하잖아!”
심가희는 분노에 전의를 불태웠다.
“이혼한 지 얼마나 됐는데 이제 와서 이 난리야? 염치가 있긴 한 거야?”
게다가 시점이 최악이었다.
박은영이 과학계에서 천재로 주목받으며 온 기대가 쏟아지고 있던 바로 지금.
이번 폭로는 그녀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한 칼날이 분명했다.
대중의 시선은 순식간에 바뀔 것이다.
경외와 존경은 사라지고 박은영은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파렴치한으로 왜곡될 것이다.
그녀가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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