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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그들은 시궁창의 쥐처럼 모두에게 손가락질받게 될 것이다. 곧 있으면 명예도, 지위도, 돈도, 앞날의 계획도… 모든 걸 잃게 될 터였다. 허윤정은 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주먹을 움켜쥔 그녀의 싸늘한 눈동자에 음울한 그림자가 스쳤다. 다음 날 저녁. 한성은 사적인 약속으로 유태진을 찾았다. 로열 그룹으로 들어선 남자를 맞이한 이는 강지환이었다. 회의실에서 사무실로 이동한 유태진은 그를 보고 얇은 입술을 가볍게 올렸다. “한 변호사님.” 한성이 남자를 바라보며 찻잔을 기울였다. “허윤정 쪽 변호사는 이미 경운시를 떠났습니다. 앞으로 박은영 씨 쪽에 문제 될 일은 없을 겁니다.” 눈을 내리깐 유태진이 창백한 손으로 셔츠 소매를 매만졌다. 목소리는 서늘하기만 했다. “마음 가는 대로 하시면 됩니다. 굳이 내게 알릴 필요는 없어요.” 잠시 남자를 주시하던 한성이 입을 달싹였다. 만약 최근 일련의 사건이 아니었다면 그는 유태진의 속내를 결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생각을 고른 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박은영 씨도 이제 뭔가를 눈치챘을 겁니다. 그분의 성격상 어쩌면 이런저런 걸 캐묻게 될 수도 있겠죠. 예를 들면, 이혼 협의 같은 문제 말입니다.” 유태진이 눈꼬리를 올려 웃으며 코에 걸린 무테안경을 벗었다. “그건 순리에 맡기도록 하고 일단은 눈앞의 문제만 제대로 처리해 주시죠.” 그 대답으로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모르는 척하라는 뜻이었다.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온 강지환이 몸을 굽히며 속삭였다. “유 대표님, 그쪽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유태진의 표정은 덤덤하기만 했다. 곧 핸드폰이 진동했고 남자가 무심한 듯 화면을 흘긋 쳐다봤다. 서연주에게서 온 문자였다. [태진 씨, 잠깐 만날 수 있을까요? 리버베이에서 기다릴게요.] 한편. 박은영은 약간의 감기 기운 때문에 미열이 있었다. 때문에 반나절 동안 집에서 쉬며 온라인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비행기 날개 설계도를 마무리하니 어느덧 저녁 여덟 시가 되어 있었다. 속이 비어 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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