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9화
한성은 박은영이 요즘 달라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비전에서 박은영의 행보는 이미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었고 이번 사건은 박은영이 학계에서 첫 승부수를 띄운 결정적 기회였다.
자연스럽게 과거 우성대 논문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던 일을 떠올린 사람들은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박은영 씨, 오랜만입니다.”
한성이 다가와 악수를 청하자 박은영도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하며 민연지에게 커피를 준비해 오라고 일렀다.
“한 변호사님, 정말 오랜만이에요. 제 사건은 이미 어느 정도 파악하고 계시죠?”
자리에 앉은 한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대로 말했다.
“며칠 전 런던에 있을 때 로펌에서 서류를 보내왔습니다. 대략 살펴봤는데... 박은영 씨도 아시다시피 지식재산권 소송은 웬만한 변호사들이 손대길 꺼리는 분야입니다. 단순히 어렵다기보다는 경계선이 불명확해서 훨씬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네, 잘 알아요. 그래서 단순히 그림 몇 폭의 문제가 아니라 허윤정의 초기 작품 전반을 다투려 합니다. 한두 폭만 걸고 늘어질 생각은 없어요.”
박은영이 의도를 분명히 하자 한성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미 저를 찾으신 이상 기대에 어긋나는 일은 만들지 않겠습니다.”
한성은 사건 진행 절차를 전문적으로 설명했고 박은영은 차분히 들으며 필요한 부분은 모두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마침내 한성이 단호하게 말했다.
“전적으로 저한테 맡기셔도 됩니다. 믿어주세요. 제가 직접 끝까지 챙기겠습니다.”
박은영은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저는 사람을 의심하면서 협력하지는 않을 겁니다. 변호사님의 전문성은 충분히 믿습니다.”
그러고는 바로 본심을 꺼냈다.
“한 변호사님도 잘 아시겠지만 서연주와 허윤정이 어떤 사람들인지 모르실 리 없잖아요. 저는 그게 걸려요.”
한성은 눈빛을 고요하게 가라앉히며 곧장 문제의 본질을 짚었다.
“혹시 제가 이 사건을 맡음으로써 유태진과 대립하게 되는 걸 우려하신 겁니까?”
박은영은 잠시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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