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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박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진료 침대에 몸을 눕혔다. 권이준은 잠시 박은영의 눈을 바라보다가 담담히 말했다. “긴장하지 마세요. 옷을 조금만 올리시면 됩니다.” 박은영은 이것이 단순한 의학적 절차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주저하지 않고 셔츠 앞자락을 가볍게 풀어 올렸다. 권이준은 표정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차분히 손끝으로 박은영의 아랫배를 눌러가며 상태를 확인했다. 권이준의 손길은 조심스러웠지만 박은영은 눈을 꽉 감은 채 입술까지 꾹 다물고 있었고 마치 스스로 두려움을 누르며 마음을 다잡고 있는 듯했다. 그 모습에 권이준은 문득 진승현이 했던 과거의 말이 떠올랐다. 그때 진승현은 박은영에 대해 뭐든 해낼 수 있는 강인하고 흔들림 없는 사람이라고 떠벌렸었다. 그 이야기만으로도 권이준은 늘 당당하고 자신감에 찬 박은영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박은영은 강인하기보다 오히려 어린 소녀처럼 두 눈을 감고 긴장을 억누르고 있었다. 권이준은 미소를 흘리며 고개를 살짝 저었고 손을 거두며 말했다. “됐습니다. 상태는 나쁘지 않네요.” 박은영은 그제야 크게 숨을 내쉬며 옷을 내려 입고 곧장 상체를 일으켰다. 병을 앓은 뒤부터 박은영은 작은 통증에도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기에 검사 과정에서 고통이 밀려올까 늘 두려웠었다. 하지만 다행히 아직은 견딜 만했다.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권이준이 자리에 앉으며 말을 이었다. “특효약 임상 단계가 순조롭습니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복용할 수 있을 겁니다.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현재 상태를 안정기에 머물게 할 수 있죠. 그렇게 되면 수술 시기도 박은영 씨 스스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박은영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동안 늘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전이가 된다는 무거운 경고만 들어왔던 터였다. 하지만 이제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박은영을 크게 안도하게 했다. 권이준은 책상을 손끝으로 두드리며 뜻밖의 말을 던졌다. “겁내지 마세요. 제가 이렇게 말한 이상 반드시 은영 씨를 구해드릴 겁니다.” 의사로 살면서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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