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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김정한의 말은 마치 조언처럼 흘러나왔지만 끝내 속내는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박은영 역시 모를 리 없었다. 굳이 숨기듯 말을 감춘다는 건 곧 마음속에 다른 뜻을 품고 있다는 뜻이었다. 박은영은 천천히 시선을 돌려 김정한을 바라봤다. 눈에 남아 있던 마지막 거리감마저 사라지고 차가운 냉소만이 번졌다. “김 대표님, 정말... 생각보다 훨씬 위선적이네요.” 그 말에 김정한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박은영은 더 이상 단 한마디도 보태고 싶지 않았고 곧장 발길을 돌려 심가희를 찾았다. 김정한은 제자리에 서서 오랫동안 꼼짝도 못 했다. 자신조차 인정하지 못했던 감정이 박은영의 입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순간, 김정한은 그제야 알았다. ‘이제 박은영과 난 두 번 다시 가까워질 수 없겠네...’ 박은영은 심가희한테서 하수혁이 아직 고속도로 위에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은영은 고개만 끄덕였고 조금 전 김정한과의 대화는 굳이 꺼내지도 않았다. 전시가 시작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20분이었다. 박은영은 아직 열리지 않은 전시장을 멀리서 바라보며 복잡한 생각을 가다듬었다. 그때, 일부 기자들이 도착해 오늘의 주인공 허윤정을 둘러싸고 질문을 던졌다. “허윤정 화가님께서는 왜 예술의 길을 택하셨나요?” 허윤정은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부모님께서 언제나 저를 지지해 주셨어요. 그 시절 예술을 공부한다는 건 많은 돈이 드는 일이었지만 가정 형편이 괜찮았던 덕분에 부모님이 모든 걸 아낌없이 뒷받침해 주셨죠. 저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했고 덕분에 순탄하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 말에 박은영은 저도 모르게 비웃음을 흘렸다. 허윤정이야말로 뻔뻔스럽기 짝이 없었다. 대학 시절만 해도 허윤정을 뒷바라지한 건 다름 아닌 박은영의 어머니인 박은주였다. 생활비부터 학비까지 지원해 준 사람을 이제 와서 부모 공으로 포장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물론 부정할 수는 없었다. 허윤정은 분명 능력이 있었고 해외로 나가 영주권을 얻은 뒤에는 수많은 인맥을 쌓으며 예술계에서 입지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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