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7화
다음 날.
서연주는 허윤정과 상의 끝에 예정된 전시회를 앞당겨 열기로 결정을 내렸다.
사실 서연주는 요 며칠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박은영이 얻은 성과가 마치 가슴 한쪽을 날카롭게 도려낸 듯 아프게 다가와 좀처럼 떨쳐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허윤정도 오랜 고민 끝에 조심스레 말했다.
“지금 박은영은 세상에서 떠받드는 인물이 됐잖아. 너도 이미지에 뭔가 반전을 줘야 해. 그래야 박은영 때문에 흐려진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어.”
서연주는 허윤정의 말뜻을 바로 이해했고 지금 이 시점에서 자신을 빛내 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게다가 전시회를 열면 무슨 일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와서 우리 편을 들어 줄 거야. 더 늦으면 변수가 생길 수도 있어.”
허윤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덧붙였다. 박은영이 앞으로 또 무슨 수를 쓸지 알 수 없으니 기회가 있을 때 서둘러 잡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서연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우선은 미술관 쪽부터 알아보자고요.”
단순한 전시장보다는 수준 있는 미술관에서 여는 편이 효과가 클 터였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배승연이 운영하는 미술관은 거의 최적의 선택지였다.
서연주는 다시 한번 미술관 측에 연락을 넣었다.
미술관 담당자는 임대료는 높지만 가능하다는 회답을 해주었다.
그날 오전, 서연주는 유태진과 점심을 함께 먹자고 약속했다.
유태진이 거절하지 않고 흔쾌히 승낙하자 서연주는 그의 태도에서 늘 자신을 배려한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식사 자리에서 서연주는 유태진에게 허윤정의 뜻을 전했다.
전시회를 앞당겨 열고 싶다는 계획을 듣자 유태진은 별다른 놀람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렇게 하지.”
하지만 서연주는 바로 이어진 현실적인 문제를 떠올리며 미간을 좁혔다.
“미술관 직원이 그러는데 배승연 씨가 당분간은 대관 계획이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가격을 세게 불렀어. 하루에 4억이라고 했고 엄마가 3일을 원하시니 합치면 12억이나 돼요.”
이건 일반 전시장보다 다섯 배는 비싼 금액이었다.
물론 그만큼 품격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았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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