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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유태진이 마침 난간 앞에 서서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기대어 있었다. 이쪽을 바라본 그는 마치 자신과 상관없는 현장을 목격한 듯했다. 배서훈도 그를 알아보고는 고개를 돌려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 “유 대표님, 다 들으셨나요?” 마침 통화를 끝낸 유태진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멀리 떨어져 함께 서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기쁨도 화남도 없었다. 항상 감정을 숨겨 남들이 조금도 알아챌 수 없게 했다. 배서훈도 자기가 한 말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지 않았다. 유부남 신분으로 서연주를 공개하고 외부에서 생생하게 소문이 나는데도 아무 일도 없는 듯 서연주와 함께 드나들며 박은영과 같은 자리에 있었다. 그렇다면 유태진은 이 일을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다. 사랑하지 않거나, 박은영이 이로 인해 괴로워하는지 상관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였다. 배서훈은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대표님, 제 개인적으로 생각건대, 제가 은영 씨에게 고백한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봅니다. 필경 유 대표님께도 서연주 씨 같은 친구가 있지 않습니까?” 박은영은 배서훈의 말솜씨에 좀 놀랐다. 정확하고 또렷하게 상대의 허를 찔렀기 때문이다. 유태진이 배서훈을 응시하더니 담담히 말했다. “두 분은 계속 이야기하세요. 저는 일 때문에 전화 좀 받아야 해서 실례하겠습니다.” 그는 조금도 묻고자 하는 의사가 없어 보였다. 심지어 배서훈의 말에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마치 박은영과 자신의 관계가 깊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유태진은 시선을 거두고 돌아서서 또 전화를 받으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물론 박은영도 알았다. 유태진에게 이것은 정말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니, 자연히 잔소리하거나 어떤 태도도 보이지 않을 것임을. 배서훈도 유태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배서훈은 박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미안해요, 방금 내 말이 은영 씨를 곤란하게 했나요?” 박은영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배 대표님 저는 여전히 같은 입장입니다, 제 결혼 여부와 상관없어요.” 배서훈에게 고개를 끄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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