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0화
장민지의 말은 서연주의 긴장을 조금 덜어 주었다.
서연주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장민지는 눈을 찡긋하며 장난스럽게 속삭였다.
“연주야, 너도 나처럼 해 보는 거 어때? 먼저 아기를 가져 보고 그다음에 결혼하는 거야.”
서연주는 순간 멈칫하며 시선을 장민지의 아직 티 나지 않는 배로 향했다.
장민지는 배를 쓰다듬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나랑 도영 오빠가 이렇게 오래 만났는데 사실 아기가 아니었으면 결혼 얘기까지는 쉽게 안 나왔을 거야. 아이가 둘 사이를 묶어 주는 제일 확실한 방법이더라.”
만약 그 아이가 아니었다면 주도영이 쉽게 결혼을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박은영이 이미 유태진과 혼인 관계라는 사실이 세상에 드러난 이상 오히려 장민지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최소한 불안하게 기다릴 필요는 없을 테니 말이다.
잠시 망설이던 장민지는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서연주는 자연스레 고개를 돌려 주도영 쪽을 바라보았다.
누가 보아도 주도영 같은 남자는 쉽게 붙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결혼을 결심하게 했다면 아이라는 끈이 확실히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었다.
그때 정하늘이 다가왔다.
“무슨 얘기 중이었어요?”
서연주는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었고 장민지가 가볍게 웃으며 받아쳤다.
“여자끼리만 할 수 있는 얘기예요.”
서연주는 고개를 들어 정하늘을 바라보며 물었다.
“태진 씨는 언제 온대요?”
정하늘은 어깨를 으쓱였다.
“늘 바쁘다는 건 연주 씨도 알잖아요. 연주 씨의 문제는 지금 거의 다 정리됐으니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서연주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온라인에서의 논란은 잠잠해졌지만 실제로 마주해야 하는 거래처와의 관계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오늘 낮에도 서연주는 똑같은 벽을 느꼈었지만 그렇다고 투정을 부릴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스스로 풀어 가야 할 문제였고 결국 유태진의 곁에 있는 자신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게 될 날이 올 거라고 믿었다.
정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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