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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다음 날 아침, 서연주는 상양 컴퍼니로 출근하는 길부터 얼굴색이 좋지 않았다. 회사 안에 들어서자마자 사방에서 쏟아지는 시선이 느껴졌다. 직원들은 최대한 눈길을 숨기려 애쓰고 있었지만 그 속에 담긴 추측과 수군거림은 감출 길이 없었다. 서연주는 입술을 굳게 다물며 흔들림 없는 얼굴로 고개를 높이 들고 곧장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비서가 놀람과 복잡한 감정을 억누른 채 다가와 보고했다. “서 대표님, 오늘 오전 10시에 정부 주관의 과학기술 발전 기획 회의가 있습니다.” “알겠어.” 서연주는 관자놀이를 눌러가며 짧게 대답했다. 어제 일이 어떤 파장을 불렀든 업무는 멈출 수 없었다. 서연주는 일찍 준비를 마치고 회의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박은영과 하수혁이 이미 도착해 있는 걸 보는 순간, 서연주의 표정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대기업 대표들이 정책 협조를 위해 모이는 자리에 함께 있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어제 신분 전환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직후라는 점이었다. 서연주는 즉시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을 느꼈다. 많은 이들이 대놓고 서연주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 눈길은 더 이상 존경이나 호감이 아닌 미묘한 조롱과 흥밋거리였다. 어제의 일은 더 이상 가려지지 못했고 이미 업계 전체가 알고 있는 사실이 되어버린 게 명백했다. 그런 변화는 서연주한테 온몸을 바늘로 찌르는 듯 아프게 다가왔지만 서연주는 끝까지 표정을 다잡은 채 하이힐 소리를 울리며 계단을 향해 걸어갔다. 하수혁은 오늘 아침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다. 심해준이 흘려준 말을 통해 알게 되었고 하수혁은 꽤 충격을 받았으면서도 박은영에게 고개를 기울이며 속삭였다. “서연주는 진짜 멘탈이 강해. 이미지가 이렇게 무너졌는데도 당당하게 나올 줄이야. 내가 좀 과소평가했네.” 하수혁의 말 속에는 통쾌함이 묻어 있었다. 예전에 서연주는 유태진의 아내라는 이름표를 달고 어디서든 남을 깔보았던 서연주가 이제는 그런 삶을 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박은영은 이런 상황 자체가 불편하고 달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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