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3화
박은영이 방 안으로 들어왔지만 이금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박은영은 창가 쪽 테라스에서 전화하고 있던 유태진과 눈이 마주쳤다.
유태진은 돌아서며 박은영을 보았지만 표정에는 놀라움도 의아함도 드러내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전화를 끊었다.
박은영은 뜻밖의 장면에 잠시 놀랐지만 곧 시선을 거두고 방 안을 둘러보았지만 어디에도 이금희의 모습은 없었다.
그러자 박은영의 미간이 서서히 좁혀졌다.
유태진은 박은영의 표정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가오며 물었다.
“할머니가 널 이곳에 불렀어?”
박은영은 뒷걸음질을 치듯 한발 물러섰다.
“할머니는 이미 떠나신 거예요?”
유태진은 대답하지 않고 경계하듯 선 박은영의 눈빛만 조용히 마주했다.
“걱정하지 마. 할머니는 별일 없어.”
그 말에 박은영은 더 묻지 않았고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따질 생각도 없었다.
박은영은 단 한마디도 더 하지 않고 1초의 머뭇거림조차 없이 몸을 돌려 곧장 문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유태진은 그런 박은영을 막지 않았고 오히려 그저 눈으로만 따라가듯 바라보았다.
오늘이 유태진의 생일이었지만 그는 끝내 박은영을 붙잡는 말 한마디조차 하지 않았다.
박은영이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복도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럿이 함께 웃고 떠들고 있었다.
복도 끝에는 호텔에서 마련한 행사 구역이었고 테라스와 수영장이 있는 곳에서는 파티가 한창이었다.
박은영이 막 문을 나서려는 찰나 몇몇 사람이 앞을 막아섰다.
“박은영 씨?”
심해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불쑥 물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심해준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뒤따라오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서연주는 드레스를 살짝 치켜들고 문 쪽으로 다가오다가 눈앞의 광경에 굳어졌고 시선이 순식간에 날카로워졌다.
바로 안쪽의 은밀한 휴게실 안에서 유태진이 박은영의 뒤에 서 있는 모습을 본 것이다.
두 사람이 방 안에서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한눈에 드러났다.
그동안 무슨 말을 나누고 무엇을 했던 건지 보는 이들의 상상은 순식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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