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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괜찮아?” 유태진이 잠시 미간을 좁히며 박은영의 뒷모습을 훑어본 뒤, 천천히 시선을 내려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단단한 팔은 느슨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고,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체온이 옷을 뚫고 피부 깊숙이 전해졌다. 은은하면서도 짙게 감도는 남성용 맞춤 향수가 그녀를 빈틈없이 감싸, 박은영은 순간 숨이 막히는 듯한 미묘한 답답함을 느꼈다. 마치 또다시 그 지난 3년의 세월 속으로 던져진 듯했다. 주위는 환호와 웃음소리로 들썩였다. 누군가는 심지어 그들을 향해 결혼하라고 장난스레 외쳤다. 박은영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그 찰나, 그녀는 재빨리 몸을 곧게 세우더니, 손바닥으로 유태진의 가슴을 세차게 밀어냈다. 두 사람 사이가 단숨에 벌어졌다. 겉으로 드러난 표정은 예의 바르고 차분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불쾌감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스틴의 아름다운 결혼식에서 얼굴을 구길 생각은 없었다. 박은영은 여전히 손에 들린 부케를 바라보더니, 차가운 시선으로 유태진을 스쳐보고는 그대로 그의 품에 던져버렸다. “필요하시면 대표님이 가지세요.” 그 한마디만 남기고 그의 표정 따위는 개의치 않은 채 전화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는 발걸음을 돌려 통화 중이던 지남준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한쪽으로 걸어갔다. 지남준은 여전히 야근하며 데이터를 다듬고 있었고 그녀는 그가 하루라도 빨리 일을 마치고 쉬기를 바랐다. 통화는 십여 분이나 이어졌다. 그 사이 결혼식장의 프로그램은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가 있었다. 손님들은 이곳저곳을 오가며 담소를 나누고 술잔을 기울이며 신랑 신부와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박은영이 아까 앉아 있던 자리로 돌아왔을 때 하수혁이 물었다. “해결됐어?” 박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낮에 테스트에서 오류가 있었는데, 데이터 몇 가지 조정했어요.” 이때 누군가가 와서 신부와 함께 사진을 찍으라 권했고 하수혁과 박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신부 쪽으로 향했다. 유태진은 주머니에 한 손을 찔러 넣은 채 스틴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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