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4화
박은영은 유태진이 굳이 자기에게 이런 호의적인 충고를 한다는 사실이 의외였다.
둘의 관계는 늘 선을 긋고 서로 간섭하지 않는 분명한 경계 속에 존재해 왔었다. 그런데 유태진이 무슨 자격으로 이런 말을 꺼내는 건지 박은영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박은영은 미간을 좁히며 차갑게 되물었다.
“유 대표님, 무슨 입장으로 저한테 이런 충고를 하시는 거죠?”
그 말투에는 분명한 비아냥이 묻어 있었고 유태진도 알아차렸지만 대꾸하지는 않았다.
그저 몸을 살짝 돌려 깊은 눈빛으로 박은영을 똑바로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은영아, 난 널 해치지 않아.”
박은영은 그 말이 우스꽝스럽게만 들렸다.
‘정말로 해친다는 말의 뜻을 모르는 게 분명하군.’
굳이 반박할 가치도 없었기에 박은영은 더 이상 상대하지 않고 발길을 돌려 떠났다.
박은영은 늘 그래 왔듯이 친구를 사귀든 일을 하든 언제나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배서훈에 대해서도 잘 아는 건 없었지만 지금까지는 적어도 흠잡을 데 없는 사람처럼 보였고 중요한 협력 파트너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래서 유태진이 던진 그 충고가 더더욱 의미 없어 보였다.
‘앞으로 만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럼 일일이 다 경계하라는 말이야?’
정상 회의가 끝날 무렵, 박은영은 하수혁과 함께 뒤풀이 술자리를 피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출구 쪽으로 향하던 도중에 많은 이들의 환송을 받으며 나서는 위진혁의 모습이 보였다.
곁에는 서연주와 유태진이 함께 있었다.
박은영이 다가오는 순간, 위진혁의 시선이 그녀를 스쳤다.
그러나 다음 순간 곧바로 콧방귀를 뀌듯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 없이 차에 올라타 버렸다.
위진혁은 싫다는 기색을 아예 얼굴에 대놓고 드러냈고 서연주도 곧 그것을 눈치챘다.
위진혁은 박은영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평생 수많은 풍파를 겪어 온 사람이라 사람을 꿰뚫어 보는 눈 또한 날카로웠고 마음에 드는 이와 아닌 이를 절대 숨기지 않았다.
그와 달리 하태민은 사람을 보는 눈이 그만큼 예리하지 못한 듯했다.
잠시 후, 유태진의 차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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