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9화
서연주는 잠시 놀란 듯 박은영의 옆에 서 있는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 민연지를 바라보더니 곧장 시선은 박은영에게로 옮겨갔다. 분명 저런 말은 박은영의 묵인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박은영이 자신을 경계하는 기색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티젠을 손에 넣었다 한들 결국 자신 덕분이라는 걸 잘 알 텐데 이제 와서 이렇게 거만하게 굴다니.
“역시 박 대표님이 데리고 있는 사람답네요. 손님을 대하는 기본 예의조차 없으니.”
서연주는 입꼬리를 비틀며 비웃듯 내뱉었다. 화를 낼 가치도 없는 그저 하찮은 보조일 뿐이라 여겼다.
그러나 박은영은 고개를 들지도 않았다. 손에 쥔 보고서를 차분하게 정리하며 마치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을 대하듯 태연하기만 했다.
민연지는 여전히 공손한 미소를 지었다.
“서연주 씨, 대표님께 따질 일이 있으시다면 우선 정식으로 예약부터 하시는 게 어떨까요? 허락을 받으신 뒤라면 이렇게 무작정 들이닥치셔도 덜 실례가 되겠지요.”
그 말에 서연주의 얼굴빛은 차갑게 굳어졌다.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음을 깨닫고 이번에는 곁에 있던 강지우를 곧장 향했다.
“강 대표님은 뜻은요?”
강지우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그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박은영을 바라봤다. 서연주가 유태진의 연인이라는 사실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지만 결국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서연주 씨, 지금은 박 대표님이 계십니다. 제가 감히 선을 넘을 수는 없죠.”
서연주가 눈살을 깊게 찌푸렸다.
마침내 박은영이 손에 들고 있던 일을 끝내고 비로소 시선을 들어 그녀를 보았다.
“하실 말씀이 있으면 지금 하시죠.”
서연주는 돌아서서 그녀를 마주했다. 박은영이 일부러 권위를 세우고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하지만 오늘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다.
얼마 전 상양과 티젠이 맺은 협력 관계. 비록 이제 티젠의 주인이 바뀌었더라도, 자원과 자금, 인맥이 모두 이쪽으로 연결되어 있어 계약상 처리해야 할 절차가 산더미였다.
솔직히 말해 오고 싶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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