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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연간 순이익이 수조 원에 달하는 회사를, 이렇게까지 가볍게 내어줄 수 있는 걸까? 서연주는 미간을 좁히며 이미 자리를 떠난 박은영의 뒷모습이 사라진 방향을 흘끗 바라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박은영이 엄청난 행운을 얻은 듯했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은 자기 덕분이었다. 업계 전체가 놀라 혀를 내두를 만큼 충격적인 일이었음에도 본질적으로는 자신을 위한 선택이었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유태진 마음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박은영이 티젠을 손에 넣었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유태진의 진심과 무게는 박은영이 평생 애써도 도달하지 못할 곳에 있었다. 결국 박은영이 얻은 것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티젠 인수와 관련된 절차는 적지 않았다. 며칠 동안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낸 끝에 박은영은 인력 운용과 후속 계획까지 어느 정도 그림을 완성해 두었다. 그녀는 약속대로 고소를 철회했다. 하지만 상양이 저지른 일은 이미 업계에 널리 알려졌고 비전은 곧바로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티젠 내부에까지 이 소식이 전해지자 임직원들은 충격과 혼란에 휩싸였다. 박은영은 하수혁과 상의 끝에 비전의 핵심 인재 몇 명을 티젠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직원도 상당수 그대로 두되, 절대적 권한은 철저히 자신이 쥐고 있었다. 앞으로는 티젠 내부에서 문제가 생긴다 해도 언제든 단호히 정리할 수 있는 위치에 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강지우는 일부 사업 운영을 계속 맡게 되었다. 그러나 진짜 충격은 이제부터 박은영이 티젠의 절대적인 주인이라는 사실이었다. 임명 소식을 접한 강지우는 얼굴이 굳어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등줄기를 식은땀이 타고 흘렀다. 혹여라도 자신이 박은영을 대하며 실수한 적은 없었는지, 순간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업계의 판도가 단숨에 뒤바뀐 것이다. 그날, 박은영은 비서 민연지와 함께 티젠을 찾았다.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였고 새로운 대표로서 정식으로 얼굴을 알리는 자리도 필요했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주주와 협력사, 고객들을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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