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7화
주주총회가 진행되는 동안, 박은영은 이미 모든 게 유태진이 미리 준비해 둔 일이라는 걸 직감했다. 모든 절차는 놀라울 만큼 매끄럽게 흘러갔다.
유태진은 그녀에게 티젠의 절대 지분을 넘기며 회사를 로열 그룹에서 완전히 분리했다.
박은영은 이사진을 교체하거나 세부 조항을 수정할 권한까지 얻게 되었고 기존 유태진 측에서 파견된 인사들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정리할 수 있었다.
다만 유태진은 단 10%의 지분만 남겨 두었는데 그마저도 의결권은 전부 박은영에게 위임했다. 그는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오직 소액 배당만 챙기겠다는 뜻이었다.
회의가 끝났을 때, 박은영은 잠시 현실감이 사라진 듯 멍해졌다.
너무 순조로워 오히려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회의실 문을 나서려는 순간, 유태진이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티젠 사람 중 쓸 만한 인재는 네가 데려다 써. 다른 건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 생각해.”
박은영은 그의 말을 이해했지만 대꾸하지 않고 곧장 걸음을 옮겼다.
회의실 밖에는 서연주와 정하늘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지나가던 몇몇 주주들은 서연주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넸고 그중 한 명은 회의실 쪽을 힐끔 보더니 감탄스럽게 중얼거렸다.
“오늘 정말 대단한 일이 있었죠.”
정하늘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그때 마침 박은영과 유태진이 나란히 회의실에서 걸어 나왔다.
서연주의 얼굴은 단번에 굳어졌고 정하늘조차 놀라움에 눈을 크게 떴다.
“박은영 씨? 여길 어떻게 들어온 거예요?”
서연주는 차갑게 시선을 던졌지만 박은영은 두 사람을 아예 보지 않은 듯 곧장 지나쳤다. 옆에 있던 주주가 미소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앞으로 저분이 티젠의 새로운 주인이 될 박은영 대표님이십니다.”
정하늘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고 서연주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티젠... 박은영이 사장이라고?’
박은영은 그 말까지 들었지만 그저 가볍게 고개만 끄덕이고 자리를 떠났다. 심지어 유태진조차 그녀에게 더는 말을 걸지 않았다.
유태진은 잠시 박은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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