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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한유설은 그를 흘낏 바라보다 탁자 위에 놓인 수표를 손에 쥐었다. 온시열 또한 그녀가 거절하지 않으리라 예상했는지 별다른 반응 없이 조용했다. 한유설이 돈을 받은 이상 더는 엮일 일도 없을 테니까 그게 그에게는 최선이었다. 곧 그녀는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며 물었다. “그럼 저는 이젠 가도 되겠죠?” 온시열은 조용히 차를 우리고 있었고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대답했다. “언제든지 가셔도 좋습니다.” 그 말에 한유설은 조용히 심호흡하며 뛰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참, 제 가방이 아직 차에 있어요.” 온시열은 하던 행동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차 키는 현관 신발장 위에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한유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지만 풀린 다리는 그녀의 의지와는 달리 힘을 주지 못했고 결국 다시 소파에 주저앉고 말았다. 온시열은 찻잎을 던지던 손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수치심에 휩싸였고 소파 팔걸이를 짚고 겨우 일어섰다. 이 모든 게 다 온시열 때문이다. ‘너무 이상해. 비정상적일 정도로.’ 한유설은 온시열의 시선을 애써 무시한 채 현관을 향해 걸어갔다. 현관 위에 놓인 차 키를 집어 들고 고개를 돌리자 다행히 차는 바로 앞에 세워져 있었다. 그녀는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되어 안도했다. 지금은 한 걸음조차 걷기 버거운 몸이었으니. 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놓인 가방을 꺼낸 뒤, 문을 닫고 돌아서는 한유설의 앞을 가로막은 건, 온시열이었다. 깜짝 놀란 한유설이 뒷걸음질 치자 온시열은 아무 감정도 없는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당신 말로는 저희 둘 다 취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왜 제 몸에서는 술 냄새가 나지 않는 거죠?” 온시열에겐 기사가 있으니 누가 운전했는지 묻지 않아도 너무도 자명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미 한유설이 자신을 속였다는 걸 알아버렸고 그걸 눈치챈 한유설도 조용히 침을 삼켰다. 사실 술 냄새 같은 건 없었다. 왜냐하면 애초에 온시열은 술을 마시지 않았으니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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