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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한유설이 작게 중얼거렸다.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모호한 그녀의 대답에도 심해원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고 평소와 같이 무심하고 냉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심해원에게 한유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가 원하는 것은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뿐이었으니까. 물론 그 이유를 그는 알지 못했다. 한유설은 여전히 머릿속으로 원작의 스토리를 걱정하고 있었다. 이야기의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그녀는 남자 주인공과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었다. 만약 줄거리에 변화가 생긴다면 자신이 피해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한유설은 맞은편에서 태연히 식사를 하는 심해원을 바라보며 다시 갈등에 빠졌다. 조금 전 그의 말은 명확했다. 그녀 혼자서 이별을 고하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이대로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어떻게든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하는지 그녀는 깊은 고민에 잠겼다. 그날 밤, 아홉 시쯤 갑작스러운 노크 소리가 현관에서 울렸다. 심해원은 욕실에서 샤워하고 있었고 한유설은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의아했다. 이 시간에 방문할 사람도 없었고 배달음식을 주문하지도 않았으며 택배라면 아파트 현관의 택배함에 두고 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노크 소리가 계속되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현관문 렌즈로 밖을 내다보았다. 그곳에는 우주한이 인내심이 한계에 이른 듯 미간을 찌푸린 채 서 있었다. 우주한을 본 순간, 한유설은 얼어붙은 듯 몸이 굳은 채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왜 하필 지금 찾아온 거야?' 그녀는 반사적으로 욕실 쪽을 바라봤다. 심해원의 소유욕은 물론이고 우주한 역시 만만치 않았다. 두 남자가 자신을 두고 싸우는 상황만큼은 어떻게든 피해야 했다. 한유설은 서둘러 우주한을 돌려보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냥 무작정 문을 닫아버리기엔 그의 집요함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한유설은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우주한은 하얀 슬립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늘어뜨린 한유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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