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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심해원은 아무 말 없이 한유설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에 닿는 순간, 그녀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심해원이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차피 유설 씨는 못 도망쳐요.” 한유설은 긴장한 나머지 재빨리 시선을 피하며 어색하게 상황을 수습하려 애썼다. “도망칠 생각 없었어요. 그냥 대화를 하려던 것뿐이에요.” 그가 찾아올 줄 알았다면 좀 더 멀리 도망쳤을 텐데. 최소한 제대로 위장이라도 했을 것이다. 심해원의 고요할 정도로 차분한 표정은 오히려 기이한 압박감을 주었다. “그래요, 이따가 유설 씨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들어줄게요.” 한유설은 그가 드디어 타협했다고 생각하고는 이제 어떻게 하면 그가 자신을 포기할지 조심스럽게 계산하기 시작했다. 집 앞에 도착한 그녀는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뒤를 돌아보니 심해원은 여전히 문가에 서 있었다. “집이 좀 좁아요. 불편하시더라도 양해해 주세요.” 심해원은 천천히 그녀의 모습을 훑었다. 흰 셔츠가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덮고 있었다. 몸매를 감추려 일부러 두 치수 크게 샀음에도 하이웨이스트 스커트가 허리를 감싸고 무릎 위로 흐르는 라인은 오히려 그녀의 매력을 한층 더 부각시켰다. 그가 성큼 안으로 들어서며 문을 잠갔다. “불편할 거 없어요.” 한유설은 최대한 그와 거리를 두려 노력하며 물 한 잔을 건네고 맞은편에 앉았다. ‘이제는 제대로 얘기할 수 있겠지.' 하지만 막상 마주 앉으니 둘 다 말이 없었다. 다만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어둡고 뜨거워서 한유설은 자꾸만 불편한 듯 몸을 움츠렸다. 결국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해원 씨, 그... 우린 정말 어울리지 않아요.” “나한테 아무 느낌도 없다는 말인가요?” 그의 차분한 질문에 과거의 기억이 선명히 떠올라 한유설은 당황한 채 급히 답했다. “네, 없어요.” 한유설은 이렇게 말하면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가 아무리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해도 이런 남자는 자존심을 더 중요하게 여길 테니까. 그러나 심해원은 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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