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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한유설은 기분 좋은 설렘에 들떠 주변을 지나는 차량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오늘 면접도 이렇게 잘 풀렸으니 저녁엔 맛있는 걸 먹으러 나가야겠어.” 그녀는 즐겁게 흥얼거리며 자신이 사는 건물 현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문득 맞은편 야외 주차장 쪽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라면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곳이었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시선을 잡아끌었다. 무언가가 그녀를 멈춰 세운 듯, 한유설은 걸음을 멈추고 다시 한번 주차장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드문드문 주차된 차량 중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차가 있었다. 고급스러운 블랙 컬리넌이었다. 차 옆에는 검은 셔츠에 정장 바지를 입은 남자가 몸을 비스듬히 기대고 서 있었다. 긴 다리와 우아하면서도 차가운 분위기, 무표정한 얼굴 위 깊고 검은 눈동자는 어떤 감정도 없이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설마...” 한유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착각일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몇 번을 다시 봐도 분명했다.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남자는 바로 심해원이었다. “저 사람이 여긴 왜...” 얼어붙은 그녀를 향해 심해원이 천천히 다가왔다. 그가 가까워질수록 짙게 풍겨오는 침향 향기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용할 만큼 이용하고 버리는 거였나?” 낮고 차분한 그의 목소리에 한유설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제대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저... 오해예요. 그런 게 아니에요.” 심해원은 여전히 그녀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그럼 설명해 봐요. 듣고 있으니까.” 한유설은 긴장한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실 그의 말대로였다. 그녀는 분명 그를 이용했다. “저... 해원 씨와 저는 가정환경이나 여러 면에서 너무 달라요. 제가 사는 이런 집은 당신 같은 사람은 텔레비전에서나 봤을 거예요. 저는 정말 이렇게 소박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그녀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게 나아요. 어차피 시작해도 결국 헤어지게 될 테니까요.” 심해원은 그런 그녀의 말을 별것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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