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화

나는 그가 아슬아슬한 방향으로 손을 뻗으려는 걸 느끼고 반사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그만둬! 지금 뭐 하는 거야!” 박윤성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송지연, 너 뭔가 이상해.” 그는 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얼굴을 완전히 드러나게 했다. 목소리는 갈라질 듯 낮고 거칠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 나한테 뭘 숨기고 있는 거야?” 내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그는 내 턱을 억지로 들어 올려 눈을 마주치게 했다. 그러고는 내 입술을 물었다. 박윤성은 예전부터 입술이며 뺨이며 물기를 좋아했다. 왜 이런 버릇이 있는지 알 수 없었고 그럴 때마다 소름이 돋았다. “건드리지 마!” 나는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박윤성은 내 얼굴을 거칠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넌 예전엔 이러지 않았어.”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아무리 화가 났어도 이렇게까지 변하진 않았어.” 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고개를 돌렸다. 겉으로는 분노와 짜증을 가장했지만 속으로는 조마조마했다. 만약 그가 내가 기억을 잃은 걸 알아차리기라도 하면? 이미 이혼을 거부하는 그가 내가 기억조차 없다는 걸 알게 된다면 절대 나를 놔주지 않을 거였다. 오히려 내가 진심으로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확신해 버릴 것이다. 내가 그의 시선을 피하자 박윤성은 확신이 깊어졌다는 듯 더 집요하게 내 눈을 붙잡았다. “송지연,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내가 여전히 침묵하자 그는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낮고 위협적인 톤으로 말했다. “날 자극하지 마.” 나는 전신이 긴장된 채 그를 경계했다. “뭘 하려고?” 박윤성은 대답 없이 나를 힘껏 눕히더니, 순식간에 내 위로 몸을 덮쳤다. 한 손으로는 내 옷을 들쳐 올려 배를 드러냈다. 찬 기운이 살갗을 스치자 나도 모르게 허리를 웅크렸지만 그는 강하게 눌러 꼼짝 못 하게 했다. 내 무릎까지 그의 손에 짓눌려 버렸다. “뭐 하는 거야? 아까는 아무 짓도 안 하겠다고 했잖아!” 내가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자 박윤성은 내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그의 눈빛은 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