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화
이혼 이야기가 나오기만 하면 박윤성의 감정이 요동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이번엔 겨우 넘겼지만 다음번에도 무사할 거라는 보장은 없었다.
모두가 박윤성이 나를 싫어한다고 말했고 박윤성 자신도 그걸 부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잠자리를 같이할 일 따위 없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우리는 부부로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함께했고 심지어 그 횟수도 잦았다.
이렇게 그와 가까이 지내다 보면, 매일 부딪치며 살다 보면, 언젠가는 내 비밀이 드러나고 말 것이다.
머리가 아파 눈을 감았다. 욕실에서 들리던 샤워기 물소리가 갑자기 멎었다.
순간 등줄기가 뻣뻣해졌다.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욕실 문이 열리고 박윤성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 집은 대형 고급 아파트였지만 방은 단 하나뿐이었다. 나머지 방들은 모두 서재나 운동실 같은 기능성 공간이었고 손님방은 아예 없었다. 마치 우리 둘만 살라고 꾸며진 집 같았다.
나는 원래라도 손님방에서 자고 싶었지만 박윤성은 애초에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그가 욕실에서 나와 물기가 남은 머리를 털어내며 나를 바라봤다.
침대 머리맡에 기대 창백한 얼굴로 앉아 있는 나를 보고도 아무 말이 없었다.
나는 그를 보지 않으려고 애써 눈을 감았다. 들려오는 소리로만 그가 뭘 하는지 파악하려 애썼다.
그가 머리를 닦으며 내 쪽으로 걸어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눈을 감은 채 버티고 있었는데 침대 매트리스가 푹 꺼졌고 그가 내 옆에 앉았다.
“송지연.”
그가 내 턱을 잡아 고개를 들어 올리자 나는 억지로 눈을 조금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계속 자는 척할 줄 알았는데.”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자는 척한 거 아니야. 그냥 네 얼굴이 보기 싫었을 뿐이야.”
나는 차갑게 잘라 말했다.
하지만 박윤성은 그런 내 태도쯤은 익숙하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반응했다. 그는 대꾸 없이 목욕가운을 툭 벗어 던졌다.
나는 깜짝 놀라 몸을 옆으로 피했다. 그가 지금 당장 뭘 하려는 건 아닌지 긴장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박윤성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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