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화
그의 환멸에 가까운 눈빛과 끊임없이 뿜어내는 무서운 아우라에 나는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그는 그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가 나를 향해 한걸음, 두 걸음 걸어오더니 바로 앞에 우뚝 멈춰 섰다. 나는 머리가 하얘지고 몸에 힘이 풀렸다.
아까 왜 그랬는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박윤성도 그 자리에 있다는 걸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무의식적으로 고인우를 구한 것이다.
‘화났나? 근데 다치지 않고 멀쩡하면 된 거 아닌가?’
나는 이렇게 자기 자신을 위로했다. 게다가 박윤성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 해도 내가 샴페인 탑을 무너트린 게 아니라 사고에 불과했다.
박윤성은 내 앞으로 다가와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고인우도 그제야 반응하고는 복잡한 표정으로 내 앞을 막아서며 박윤성의 시선을 차단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고인우는 박윤성이 나를 괴롭힐 거라 생각해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경계했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인우를 밀쳐내더니 그저 나를 내려다봤다. 나는 그 눈빛에 짓눌려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왠지 모르게 그 눈빛만 보면 미안해졌고 두려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나는 미안해할 거 없다며 정신을 차렸다. 애초에 박윤성도 나와 조민서 사이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조민서를 선택하며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으니 나도 해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아까는 본능적으로 나온 반응이었다.
나는 박윤성이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화낼 줄 알았는데 그는 아무 행동도 보이지 않고 그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했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입을 여는데 박윤성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를 지나쳤다. 나는 목구멍에 걸린 말을 그대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조민서는 그런 나를 보고 기분이 좋아졌는지 우쭐거리며 말했다.
“송지연, 너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오는 거 윤성 오빠가 언제까지 참아줄 것 같아? 너도 좋을 날 별로 안 남은 것 같은데?”
오늘 일로 실망이 컸던 조민서는 이런 일로 다시 주도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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