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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온정 그룹이 경매로 넘어갔다는 소식이었다. 회사가 망할 거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 소식을 갑자기 전해 들으니 어쩐지 조금 멍한 기분이 들었다. 온정 그룹은 할아버지가 모든 것을 바쳤던 회사이자 내가 5년이나 경영했던 회사였다. 그런 회사가 머지않아 곧 다른 사람의 것이 된다. 박태호는 술을 한잔 마시며 안타깝다는 얼굴을 했다. “온서문 그 양반도 참. 시연이가 경영에 소질이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 쯧쯧. 자기 딸한테 뭐라도 물려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잘못된 선택이었어. 자기 아버지가 평생을 바쳐 일궈낸 걸 자기 손으로 다 말아버렸으니.” 박지한의 할아버지와 우리 할아버지는 사이가 매우 좋았었기에 박무철은 나 못지않게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걸 본 박태호는 서둘러 화제를 돌리며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식사를 마친 후, 술이 조금 들어간 터라 이제 그만 자리를 벗어나려는데 박무철이 나를 불러세웠다. “나연아, 잠시 나 좀 보자꾸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와 함께 서재로 들어갔다. “할아버지, 저한테 하고 싶은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박무철은 아무 말 없이 내게 수표 한 장을 건넸다. 나는 그 위에 적혀진 숫자를 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거절했다. “받을 수 없어요.” “받거라. 우리 박씨 가문 사람들은 한번 준 건 다시 돌려받지 않는다.” 그 말에 나는 일단 수표를 손에 쥐었다. “혹시 많이 취하셨어요?” “소싯적에 보드카를 내리 5병이나 먹었는데도 괜찮았던 내가 고작 담금주 좀 마셨다고 취할 성싶으냐?” 박무철의 술 부심에 나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취하신 것도 아니면 대체 저한테 이걸 왜 주세요?” 박무철은 짧은 한숨을 내뱉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네 할애비랑 몇십 년을 함께 해온 친구로서 안타까워서 그런다.” 어떤 감정인지 알 것만 같아 나는 쓰게 웃으며 시선을 내렸다. “나연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네가 회사 경영에 얼마나 재능이 있는 아이인지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수표를 너한테 준 거다. 그거로 온정 그룹을 낙찰받고 잘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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