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화
나는 박지한의 질문에 머리가 다 지끈했다.
‘이 인간은 애를 상대로 질문한다는 자각이 없는 건가?’
내가 질문을 바꾸라며 노려보자 박지한은 괜찮다는 듯 잠시만 기다리라는 눈빛을 보냈다.
희망이는 박지한의 질문을 곰곰이 생각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왜? 아빠가 생기는 게 싫어?”
박지한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러자 희망이는 입을 삐죽 내밀며 그를 향해 답했다.
“네, 희망이는 이미 아빠가 있거든요.”
또 송기영을 아빠라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었다.
이쯤 되니 나도 이제는 조금 후회가 됐다. 박지한에게 들키지 않고자 거짓말했던 게 이렇게까지 아이의 머리에 강하게 남을 줄은 몰랐으니까.
물론 그때는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으니 송기영을 아빠라고 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제 어쩌지?’
그때 희망이가 갑자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려대기 시작했다.
이에 나는 깜짝 놀라버렸고 박지한 역시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일단 희망이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희망아, 왜 그래? 갑자기 왜 울어?”
아이가 너무나도 서럽게 울어대는 바람에 덩달아 나도 마음이 아파 왔다.
희망이는 한참 뒤에야 눈물을 어느 정도 그쳤다.
“희망이가 말을 잘 안 들어서 그래요? 그래서 삼촌이 이제는 희망이 아빠가 되는 게 싫대요?”
눈물의 원인을 알게 된 나는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런 거 아니야. 기영이 삼촌이 희망이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삼촌은 단지 아빠가 될 수 없을 뿐이야.”
“왜요?”
“삼촌은 희망이를 세상에 있게 한 사람이 아니니까.”
희망이는 코를 훌쩍이며 불쌍한 눈빛으로 다시 물었다.
“그럼 희망이 아빠는 누구예요?”
내가 박지한을 바라보자 박지한은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아이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렸다. 그러고는 아까와 달리 에둘러 물었다.
“희망이는 아빠가 누구였으면 좋겠는데?”
‘지금 그걸 질문이라고.’
나는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나 다를까, 희망이도 큰 고민 없이 답했다.
“기영이 삼촌이 아빠였으면 좋겠어요.”
‘송기영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