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화
박지한은 말을 마친 후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여왔다. 내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내 얼굴을 원위치시켰다.
“안 돼요! 아픈 사람이 뭘 하겠다고 그래요?”
나는 다급하게 입술을 막으며 그를 말렸다.
다행인 건 온시연이 쏜 총알이 주요 장기 쪽이 아닌 박지한의 오른쪽 어깨 아래에 스치듯 박혔다는 것이다.
박지한은 자신의 오른쪽 어깨에 감긴 붕대를 보더니 순순히 말을 들으며 물러섰다.
잠시 후, 약효가 들기 시작한 건지 박지한은 천천히 눈을 감으며 잠이 들었다. 나는 그런 그에게 이불을 덮어준 후 소파로 가 똑같이 잠을 청했다.
다음날.
잠에서 깨보니 나는 어느새 침대 위에 있었고 박지한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순간 심장이 철렁한 나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병실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병실 밖, 자고 있는 나를 위해 최대한 소리를 죽인 채 얘기 중이던 박지한과 이무진은 갑작스럽게 열린 문소리에 동시에 고개를 내 쪽으로 돌렸다.
박지한을 찾으러 급하게 나가느라 나는 옷이 갈아 입혀져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지금의 나는 실크로 된 끈 나시 잠옷을 입고 있었다.
노출이 가득한 잠옷을 본 이무진은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박지한은 자신의 외투로 나를 꽁꽁 감싼 후 번쩍 안아 들더니 그대로 쾅 하는 문소리를 내며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은 것과 달리 그는 나를 침대 위에 내려놓고는 차가워진 내 발을 두 손으로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왜 슬리퍼도 안 신고 나왔어.”
나는 그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며 조금 불만인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내 말에 박지한은 피식 웃었다.
“내가 왜 사라져. 온시연에 관해서 할 얘기가 있다길래 밖으로 나간 것뿐이야.”
“온시연이 왜요?”
내가 고개를 들며 물었다.
“아무래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 같아.”
“네?”
잠시 후, 이무진과 나는 함께 경찰서로 향했다. 박지한이 자기도 따라가겠다고 했지만 상처가 벌어지면 안 되기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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