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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나는 목소리를 낮추고 이를 악물 듯 온시연에게 물었다. “온시연, 도대체 무슨 짓을 꾸미는 거야?”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웃듯 말했다. “나는 아무것도 안 하려고 했어. 근데 온나연, 넌 진짜 못됐더라? 그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딸이 있는 줄 알았으면 이 이모가 뭔가라도 사줬을 거 아냐.” 나는 심장이 요동치는 걸 억누르며 차갑게 말했다. “필요 없어. 지금 어딨어? 당장 희망이 돌려줘.” 온시연은 그 말이 우스운 듯 소름 끼치는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악마처럼 그 웃음엔 살기가 가득했다. “왜 그래, 우리 자매잖아. 너는 행복하게 잘 사는데 왜 나는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아야 돼? 너무 불공평하지 않니, 동생아?”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목소리가 절로 커졌다. “그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 우리 문제에 아이까지 끌어들이지 마!” 간절히 외쳤지만 온시연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서교에 있는 폐공장. 너 혼자 와. 차 한 대랑 현금 200억 준비해.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고.” 그녀는 더 말할 것도 없다는 듯 전화를 끊었다. 박지한은 아직 경찰과 협상을 벌이고 있었고 나는 벌떡 일어났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차에 올라탔고 가장 가까운 은행에서 거액의 현금을 인출했다. 200억까진 안 됐지만 도망치기엔 충분한 돈이었다. 그 폐공장은 수년 전 한 대기업 회장이 골프장을 만들겠다며 사들였던 곳이었다. 하지만 공사 중 잇따른 사고로 공사는 중단되었고 그대로 버려졌다고 들었다. 30분쯤 달려 도착한 그곳은 예상보다 더 음산했다. 무너진 담장과 삐걱거리는 철문, 거대한 어둠이 날 집어삼킬 듯 덮쳐왔다. 나는 가방을 들고 조심스레 철문을 밀었다.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핸드폰 불빛 하나에 의지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온시연, 나 왔어. 어디 있어?” 내 목소리만 허공을 메아리치며 되돌아왔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고 나는 재빨리 수신 버튼을 눌렀다. “잘 왔네, 말은 참 잘 듣는다? 핸드폰 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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