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나는 입술을 삐죽이며 팔로 몸을 지탱한 채 말했다.
“싫어요.”
박지한은 그런 나를 다시 침대에 눕히며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왜? 넌 내 아내잖아.”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정식으로 절 아내로 맞아들인 적 없잖아요. 지금은 그냥 입만 맞춘 친구일 뿐이에요.”
그 말에 박지한의 눈빛이 위태롭게 가늘어졌다.
그리고는 말없이 내 아래입술을 강하게 물었다. 입이 벌어지자 그의 혀가 스며들듯 들어와 마치 춤추듯 내 혀를 휘감았다.
숨이 턱 막힐 만큼 깊고도 거친 입맞춤이었다.
“말해. 내가 누구야?”
그의 목소리는 낮고도 단호했다.
나는 울먹이며 말했다.
“...알았어요. 내가 잘못했어요. 남자친구! 됐죠?”
그제야 박지한은 입술을 떼며 숨을 고르고 말했다.
“그래. 그 정도면 됐어.”
나는 조수석 거울을 밀어보았다.
아래입술에는 선명한 이빨 자국이 남아 있었고 나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강아지도 아니고... 물고 또 물고...”
박지한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내가 뭔지 정말 몰라?”
나는 짜증이 올라 거울을 닫고는 그와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창밖 익숙한 거리 풍경이 눈에 들어오자 나는 참았던 말을 꺼냈다.
“난 당신이랑 같이 살기 싫어요. 우리 결혼한 것도 아니잖아요. 이렇게 같이 사는 건 아니에요. 그냥 집에 데려다 주세요.”
박지한은 아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지만 이내 아무 말 없이 차를 돌렸다.
차는 아파트 단지 앞에 멈춰 섰다.
그가 뭔가 말을 꺼내려 했지만 나는 먼저 그의 뺨에 빠르게 키스를 남기고는 말했다.
“난 갈게요. 일 잘 해요. 내일 봐요.”
나는 재빠르게 차에서 내려 밖에서 손을 흔들었다.
박지한은 내가 키스한 자리를 멍하니 만지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에 괜히 마음이 조금 찌릿했지만 나는 끝까지 그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그가 떠난 뒤 나는 긴 숨을 내쉬었다.
같이 살기 싫은 건 그가 싫어서가 아니었다. 그의 집안이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먼저 들어가면 곧 모든 가족들이 알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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