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화
송기영은 웃는 건지 아닌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말 안 했어요. 갑자기 친아빠가 생겼으니, 이런 건 갑자기 들으면 더 혼란스러워요. 나연 씨가 직접 말하는 게 좋아요.”
저녁은 송기영이 준비했다.
밥을 먹은 뒤 설거지는 내가 했다.
희망이는 오랜만에 나를 봐서인지, 자기 전에 동화를 읽어 달라며 계속 졸랐다.
이야기를 다 들려준 후에도 희망이의 눈은 여전히 반짝였고 졸린 기색은 전혀 없었다.
나는 희망이의 작고 말랑한 뺨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이야기 다 들었는데 아직도 안 졸려?”
희망이는 내 손등에 얼굴을 비비며 말했다.
“네! 하나만 더 듣고 싶어요.”
나는 웃으며 책을 내려놓고 물었다.
“그럼 희망아, 너 지한 아저씨 좋아해?”
희망이는 처음엔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내 뭔가 떠오른 듯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요! 아저씨가 엄마 마음 아프게 했어요. 이제 안 좋아할래요.”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다 오해였어. 아저씨가 엄마한테 사과했단다. 그러니까 이제 다시 좋아해도 괜찮지 않을까?”
희망이는 망설이다가 물었다.
“그럼 엄마는 아저씨 용서했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희망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좋아요. 아저씨가 사과했고 엄마도 용서했으니까... 나도 억지로 다시 좋아해줄게요.”
그 말에 나는 피식 웃으며 코끝을 찡긋했다.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배운 거야?”
희망이는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아빠가 가르쳐줬어요.”
희망이가 ‘아빠’라고 부르자 나는 잠깐 동작을 멈췄다. 그리고 희망이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희망아, 카를로스 마을에 있을 때 엄마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
희망이는 의아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고 나는 부드럽게 상기시켰다.
“송기영 삼촌은 아빠가 아니라 삼촌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잖아. 기억나?”
희망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데... 우리 돌아올 땐 아빠라고 불러도 된다고 했잖아요.”
나는 길게 한숨을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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