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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나는 지금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마치 꿈속을 헤매는 것만 같았다. 조예선이 내 흩어진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다듬으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 “나연아, 너와 박지한 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정확히는 몰라. 지한 씨가 원래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잖아. 그런데 박지한 씨가 너에게 보여준 마음만큼은 내가 분명히 봤어. 고등학교 때도 그 사람은 누구 앞에서도 늘 담담했는데 너를 볼 때만큼은 눈빛이 정말 반짝였어. 그러니까, 한 번만이라도 지한 씨에게 기회를 줘서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게 어떨까?” 나는 천천히 조예선이 잡고 있던 손을 뺐다. 그녀의 얼굴에는 잠깐 실망이 스쳤지만 곧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힘들면 나중에 이야기해도 돼.” 나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에 몸을 눕힌 채 이불을 뒤집어썼다. 머릿속은 너무도 복잡했다. 어느 순간엔 박지한 씨와 결혼하는 장면이 떠올랐다가 또 어느 순간엔 희망이와 단둘이 지내는 모습이 겹쳐졌다. 진실이 이렇게도 복잡하고 아플 줄은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었다. 수년 동안 박지한은 나에게 단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그가 온시연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그를 좋아했지만 감정을 꺼내지는 못했다. 온씨 가문과 박씨 가문의 혼인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그를 마음에서 완전히 끊어야 했다. 그 감정을 끊기 위해 나는 먼 나라로 떠나 금융 공부에 매달렸다. 당시 공부도 버거웠고 부모님도 생활비를 충분히 주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하며 겨우 생활을 이어갔다. 바쁘게 지내다 보니 박지한 생각도 점점 희미해졌고 좋아했던 마음도 마치 전생의 일이 된 듯 멀어졌다. 대리 결혼 같은 일이 없었다면 나는 그를 완전히 잊고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몸을 웅크렸고 눈물이 흘러 베개를 적셨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다시 몸이 뜨거워지고 이불 속에서 떨렸다. 열이 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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