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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송기영은 내 행동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조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진짜 줄타기 실력 하나는 끝내주네요.” 박지한은 말없이 의자를 밀어 넣고 단호하게 받아쳤다. “나연이가 어디에 앉든 그건 본인 자유죠. 기영 씨가 이래라저래라 할 입장은 아닌 것 같은데요?” 송기영은 눈썹을 살짝 찌푸려졌다. 그는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룸 안은 순식간에 묘한 정적에 잠겼다. 나는 조심스럽게 박지한을 향해 물었다. “근데... 왜 여기 계세요?” 그는 무심한 듯 짧게 답했다. “근처 지나가다가.”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테이블 위에 놓인 태블릿을 집어 들었다. “주문은 하셨어요?” 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나는 작게 중얼이며 말했다. “그럼 제가 할게요. 혹시 못 드시는 거 있으세요?” 송기영이 먼저 대답했다. “저는 뭐든 잘 먹어요. 아무거나 괜찮아요.” 그 말 끝에 그는 박지한 쪽으로 슬쩍 눈길을 던졌지만 박지한은 눈도 주지 않고 희망이와 장난을 치고 있었다. “내 입맛 알잖아. 알아서 시켜.” 그 한 마디에 송기영은 괜히 뒷말이 막힌 듯 나를 바라봤다. 나는 애써 시선을 피하고 주문에 집중했다. 음식을 고른 뒤, 송기영은 오늘 희망이와 다녀온 이야기를 신나게 늘어놓았다. 나는 팔꿈치를 괴고 조용히 그의 말을 들었다. 이야기가 한풀 꺾일 즈음, 박지한이 놀이공원에서의 추억을 자연스럽게 꺼냈고 나는 어느새 그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자 송기영이 바로 끼어들었다. 서른 넘은 남자 둘이 초등학생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나는 어느 순간 멍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희망이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내 옆으로 다가왔다. “엄마, 화장실 가고 싶어요.”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아이의 손을 잡았다. ‘진짜 둘 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서로의 시선을 끌어보려는 두 남자 사이에서 머릿속이 복잡하게 얽혀만 갔다. 화장실에서 아이의 옷매무새를 정리해주며 조심스레 물었다. “오늘 어땠어?” 희망이는 망설이다 조심스레 말했다. “오늘 박물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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